HBM 부족해도 못 산다…AI 빅테크 '메모리 확보 전쟁'

손희정 기자 2026. 6.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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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구글·아마존 AI칩 경쟁 확대
"내년 HBM 계약가격 몇 배 상승 가능"


엔비디아와 AMD,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반도체 경쟁이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AI 모델 고도화에 따라 반도체당 HBM 탑재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2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AI 주문형반도체(ASIC) 성능 고도화로 HBM 수요는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AI 칩당 HBM 탑재 용량도 기존 96GB·192GB 수준에서 216GB·288GB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반도체 성능뿐 아니라 메모리 탑재량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내년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 울트라'가 그래픽처리장치(GPU)당 HBM 용량을 최대 384GB까지 늘리고 구글 TPU 등 AI ASIC 출하량 증가도 HBM 수요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방한 당시 "베라 루빈은 많은 양의 HBM을 사용하고 신규 CPU인 베라는 많은 양의 LPDDR5 메모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AI 반도체 경쟁은 엔비디아를 넘어 빅테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구글은 TPU, 아마존은 트레이니엄(Trainium),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아(Maia), 메타는 MTIA 등을 앞세워 자체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AMD 역시 AI 가속기 MI 시리즈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HBM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 협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HBM 계약 가격이 올해보다 몇 배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I 수요 확대에 따라 HBM 가격 인상 압력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업체들도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전략회의에서 HBM3E 공급 확대와 HBM4·HBM4E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고객사들과의 공급 계약을 현재의 연 단위, 분기 단위에서 3~5년의 다년 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며 차세대 시장 대응에 나섰다. 젠슨 황 CEO는 이달 서울에서 열린 공동 브리핑에서 SK하이닉스와의 장기 계약에 대해 "2년 이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델과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에이전트 PC 출시, 신형 아이폰의 AI 기능 확대 등으로 HBM과 서버 D램, 기업용 SSD, LPDDR5X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공급 증가 폭은 제한적인 만큼 하반기 메모리 공급 부족은 상반기보다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