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화원(花園)…주홍빛 능소화·황금빛 모감주꽃의 향연
화원동산을 물들이는 모감주나무, 황금빛 장관

구중궁궐의 꽃으로 불리는 능소화가 담장을 타고 주홍빛으로 번지는 계절이다. 지난 주말 대구 달성군 화원읍 남평문씨 본리 세거지는 능소화를 찾은 발길로 붐볐다. 고택과 돌담을 따라 핀 꽃들이 오래된 시간을 불러오는 풍경을 만들었다.
능소화는 임금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난 궁녀 소화의 전설과 함께 애틋한 사랑과 그리움의 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에는 양반가에서만 심을 수 있어 ‘양반꽃’으로도 불렸다.

세거지는 능소화와 고택, 돌담이 어우러진 사진 명소다. 특히 인흥원 뒤편 첫 번째 골목은 가장 많이 찾는 대표 포인트다. 담장을 따라 늘어진 능소화 아래에서 사진을 남기려는 발길이 이어진다.
최근에는 수봉정사 뒤편 골목 담벼락도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오래된 돌담과 기와지붕이 어우러져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입구 인흥원에는 연꽃이 피기 시작해 고택 풍경과 어우러지며 또 다른 볼거리를 더한다. 연못과 고택, 돌담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초여름의 정취가 한층 짙어진다.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화원동산 하식애 일대에는 자생 모감주나무 450여 그루가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하며 황금빛 물결을 이루고 있다. 2000년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된 이 군락은 오랜 세월을 품은 나무들이 빚어낸 장관이다. 멀리서 보면 초록 숲 위로 노란 물감이 번진 듯하고, 가까이 다가서면 금빛 꽃송이가 보석처럼 반짝인다.

올해 초 화원동산에 문을 연 화원역사문화체험관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낙동강과 지역의 역사를 살펴본 뒤 강이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여유롭게 쉬어갈 수 있다. 주홍빛 능소화와 황금빛 모감주나무꽃이 함께 피어나는 꽃의 화원(花園). 돌담길과 강변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초여름은 조용히 가장 아름다운 빛을 내어준다.
/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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