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결혼 빠르면 좋다?”...젊은 아빠 출생아, 조기 대장암 위험 ‘뚝’?

김영섭 2026. 6. 2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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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아빠에게 태어나면…50세 이전에 대장암에 걸릴 위험 56%나 낮아/성별·체중도 대장암 조기 발병에 큰 영향
부부가 태아의 움직임에 신기해하고 있다. 아빠가 30대 중반이 안 됐을 때 태어난 아기는 그렇지 않은 아기에 비해 대장암에 일찍 걸릴 위험이 56%나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빠의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지 않을 때 태어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50세 이전에 일찍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988~2021년 50세 이전에 일찍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사람(실험군) 1221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대조군) 6만 1050명의 데이터를 정밀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태어날 당시, 아빠가 35세 미만인 자녀는 아빠가 35세 이상인 자녀보다 대장암에 일찍 걸릴 위험이 56%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과 인종, 출생 체중도 대장암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쳤다. 남성은 여성보다 조기 대장암 위험이 34% 높았고, 히스패닉계는 백인보다 위험이 43% 높았다. 여성의 경우 태어날 때 체중이 500g 더 많이 나갈 때마다 조기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10%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엄마가 미국 외 다른 나라 출생인 자녀의 대장암 위험은 15% 낮았다.

연구팀은 최근 젊은 대장암 환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 위해 출생·부모 요인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Demographic, Birth, and Parental Characteristics and the Risk of Early-Onset Colorectal Cancer: A Population Based Nested Case-Control Study in California)는 최근 국제 학술지 《암(Cancer)》에 실렸고 영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가 소개했다.

최근 전 세계 보건학계의 큰 수수께끼 중 하나는 젊은 층에서 대장암이 급증하는 현상이다. 종전에는 주된 원인으로 가공식품 섭취, 비만, 좌식 생활 등 성인이 된 이후의 습관을 꼽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자가 태어나기 전인 태아기의 환경과 부모의 생물학적 조건을 기준으로 대장암 발병 원인의 타임라인을 대폭 앞당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장 파격적인 것은 아빠가 자녀의 미래 암 발병에 미치는 후성유전학적 영향력이다. 일반적으로 고령 출산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은 주로 엄마의 나이에 집중돼 왔다. 이번 데이터는 아빠의 정자 세포가 노화하면서 생기는 유전적 변이나 DNA 메틸화 등의 변화가 자녀의 성인기 종양에 대한 취약성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50세 이전의 조기 대장암을 예방하는 첫걸음이 남성의 적기 결혼과 출산 계획에서 시작될 수도 있음을 이 연구는 보여준다.

여아에게서만 나타난 출생 체중과 대장암 위험의 비례 관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궁 내 환경에서 영양이 과잉 공급되거나 특정 호르몬에 노출돼 과체중으로 태어난 여아는, 성장 과정에서 대장 점막 세포의 증식 체계나 전신 대사 회로가 암에 취약한 구조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다. 소아청소년기의 비만 관리 외에 임신부의 체중 및 영양 관리 단계도 자녀의 암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남성의 높은 조기 대장암 발병률에는 생물학적 성호르몬의 차이나 장내 미생물 환경의 특성이 반영됐을 수 있다. 히스패닉계의 높은 위험도와 외국 출생 엄마를 둔 자녀의 낮은 위험도는 식습관 변화, 이민 세대 간의 라이프스타일 차이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요인이 대장 건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금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만으로는, 젊은층 대장암 급증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기 힘들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생의 초기 단계나 그 이전부터 쌓인 생물학적 기록이 어떻게 젊은층 대장암 발병으로 이어지는지 밝혀내는 것이 시급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태어날 때 아빠 나이가 35세 이상이었거나, 우량아로 태어난 성인 여성이라면 대장암 검사를 남들보다 일찍 받아야 할까요?

A1. 공식적인 대장암 선별 검사 표준 지침(보통 45~50세 시작)을 당장 바꿀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고위험 요인(35세 이상 아빠에게서 출생, 출생 시 과체중이었던 여성, 히스패닉계 등)에 해당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0~30대 젊은 나이라도 혈변, 이유 없는 체중 감소, 지속적인 복통, 배변 습관 변화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절대 방치하지 말고, 즉시 대장내시경 등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Q2. 이미 35세가 넘은 남성입니다. 앞으로 아이를 가지면 자녀의 대장암 위험을 높일까 봐 걱정되는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A2. 정자의 유전적·후성유전학적 노화는 단순히 나이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활 습관의 영향도 크게 받습니다. 흡연, 과도한 음주, 비만, 만성 스트레스는 정자의 DNA 변이를 가속화하는 주범입니다. 출산 계획을 세우기 최소 3개월 전부터 금연·금주를 실천하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면 정자의 질을 개선해 자녀에게 전해질 잠재적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Q3. 부모나 출생 요인 때문에 젊은 나이에 생기는 '조기 발병 대장암'은 일반 대장암에 비해 증상이나 예후가 더 나쁜가요?

A3. 젊은 층에 생기는 대장암의 경우, 대개 암이 발견될 때까지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단순 치질·장염 등으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암이 상당히 진행된 3~4기 단계에서 뒤늦게 발견되는 비율이 높아 예후가 나쁠 수 있습니다. 잠재적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일수록 청년기부터 자신의 장 건강 신호에 더 민감하게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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