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이 아이 망치면 플랫폼 책임”… 메타·구글 겨눈 美 의회
빅테크 업계 “표현의 자유 위축” 반발
미국 의회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아동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면서 메타와 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과 상원은 아동 온라인 안전 강화를 위한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수년간 빅테크 기업들의 로비와 정치권 갈등으로 입법이 지연됐지만, 최근 초당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올여름 처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지도부가 이날 공개한 초당적 합의안은 메타와 구글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미성년자 계정에 대해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및 안전 설정을 기본값으로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브렛 거스리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위원장과 프랭크 팔론 민주당 간사는 공동 성명을 통해 “부모의 권한을 강화하고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높이며 빅테크 기업에 책임을 묻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상원에서는 공화당 소속 마셔 블랙번 의원이 더 강력한 규제안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소셜미디어 기업에 ‘주의 의무(Duty of Care)’를 부과하는 조항이다. 이 조항이 도입되면 플랫폼이 섭식장애, 온라인 괴롭힘, 자해 등 아동에게 유해할 수 있는 게시물을 알고리즘으로 추천해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블랙번 의원은 현재 백악관과 해당 조항을 포함한 입법 방안을 협의 중이다. 그는 성명을 통해 “주의 의무가 없다면 빅테크 기업들은 아동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현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 “백악관도 이 같은 접근법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별도로 앱스토어 사업자에게 이용자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는 법안과 아동 온라인 안전 법안을 연계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들은 해당 조항에 반대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용자의 나이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고, 콘텐츠 추천에 대한 법적 책임을 부과할 경우 온라인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메타는 아동 온라인 안전 관련 입법 과정에서 자사 책임을 제한하는 방향의 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메타는 상원의 규제안에 온라인 기업이 미성년자의 온라인 안전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와 소송 책임에서 면책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메타는 아동의 SNS 중독 문제 등과 관련해 수십 건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 지난 3월에는 캘리포니아주 법원에서 20대 여성 케일리 G.M.이 제기한 SNS 중독 소송에서 패소해 구글과 함께 총 600만달러(92억1120만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블랙번 의원은 빅테크 기업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주(州) 정부의 인공지능(AI) 안전 규제를 제한하는 조항을 법안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백악관은 업계 관계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아동 온라인 안전 문제를 핵심 입법 과제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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