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 이탈에 ‘개방 확대’ 꺼낸 중국… 데이터 규제도 손질
이면엔 심사 강화… 투심 회복 미지수
중국 정부가 금융·교육·의료등 서비스업 개방 확대와 외자기업 차별 해소를 골자로 한 종합 대책을 내놨다. 최근 몇 년 간 감소하고 있는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되돌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은 개방 확대를 강조하면서도 국가안보와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 심사를 강화하고 있어 실제 투자 심리가 얼마나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중국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는 지난 22일 ‘외자 안정 및 질적 제고 행동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시장 진입 확대 ▲투자 편의성 제고 ▲투자 유치 강화 ▲외자기업 서비스 보장 ▲외자 관리 최적화 등 5개 분야에서 15개 조치를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중국 정부는 특히 금융·교육·의료 분야 개방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금융 분야에서는 외국 금융기관이 국채선물 등 위험관리 수단을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외자기업의 펀드 투자자문업 진출도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직업교육기관과 이공계·농업·의학 분야 대학의 대외 개방 시범사업을 확대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바이오테크와 외자 단독 병원 개방 시범지역 확대도 추진한다. 또한 민간보험이 혁신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더 많이 보장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외국 기업들이 꾸준히 제기해 온 차별 문제도 개선 대상으로 제시됐다. 중국 정부는 국가안보 분야를 제외한 각종 기업 지원정책을 외자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정부조달과 입찰 과정에서도 공정경쟁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 대상 온라인 권리침해 신고 체계를 구축해 외자기업의 권익을 보호할 계획이다. 링지(凌激) 상무부 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제조업 분야 외국인 투자 제한은 이미 모두 철폐됐다”며 “이제는 시장 진입이 문제가 아니라 영업 허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문은 열렸지만 작은 문은 닫혀 있는 상황’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투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의 중국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데이터 국외 이전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자유무역시험구를 중심으로 산업별 데이터 반출 규칙을 확대하고 자동차·의약·항공 등 분야의 중요 데이터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은 최근 중국의 외자 유치가 감소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의 실제 외자 유치 규모는 2022년 1조2327억위안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7477억위안까지 줄었으며 올해 1~5월 외자 유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3273억위안에 그쳤다. 중국 정부는 외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갈등, 세계적인 투자 위축 등을 꼽았다.
이번 조치는 외국인 투자를 되살리기 위한 중국 정부의 후속 대응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에 대한 개방 확대를 잇달아 강조하면서도 국가안보와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심사를 강화하고 있어 실제 투자 심리를 얼마나 회복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미국 메타의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 추진 과정에서 중국 당국의 승인 문제가 불거져 최종적으로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여기에 국무원은 내달 1일부터 AI·첨단기술·데이터 등의 분야의 대외투자 규제 강화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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