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행사 장소 다르게 알렸어도 기부금 사기 단정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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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자랑 대회에 기부를 하고 회장직을 맡기로 한 경우, 행사 장소에 차이가 있더라도 그 장소가 기부의 본질적 요인이 아니라면 사기죄 성립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A 씨는 2023년 8월 피해자에게 부산의 한 공원에서 노래자랑을 연다며 기부금을 내고 대회장 역할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원심은 A 씨가 피해자를 기망해 이 사건 행사와 관련한 기부금을 편취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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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자랑 대회에 기부를 하고 회장직을 맡기로 한 경우, 행사 장소에 차이가 있더라도 그 장소가 기부의 본질적 요인이 아니라면 사기죄 성립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5월 8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5도21542).
[사실관계]
A 씨는 2023년 8월 피해자에게 부산의 한 공원에서 노래자랑을 연다며 기부금을 내고 대회장 역할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는 A 씨가 지정한 단체 명의 계좌로 기부금 500만 원을 송금했다. 검찰은 행사가 이미 인근 광장에서 열리기로 정해졌는데도, A 씨가 피해자를 속여 기부금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하급심 판단]
1심은 피해자가 공원 개최를 조건으로 기부했다는 진술 등을 근거로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A 씨가 포스터를 보낸 뒤 피해자가 기부금을 송금한 점 등이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포스터에는 행사 장소가 '공원 특설무대'로 적혀 있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취지로 원심(항소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피해자가 작성한 추대 수락서에는 행사 장소가 적혀 있지 않았다. 피해자는 행사를 후원하고 대회장직을 맡는 것을 계약의 주된 요소로 삼은 것으로 보였다. 장소 차이가 기부 목적 달성에 중대한 장애가 됐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계약의 비본질적인 부분에 관한 분쟁은 민사적 분쟁 해결 수단으로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최후적·보충적 수단인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신중해야 한다.
-원심은 A 씨가 피해자를 기망해 이 사건 행사와 관련한 기부금을 편취했다고 판단했다. 원심 판결에는 사기죄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