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특별시 광주행정청 신설 두고 옥상옥 논란, 민형배 당선인·임택 동구청장 '격돌'

최류빈 2026. 6. 2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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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통합특별시 공개 업무 공유회서 논란
임택, 취지 이해하나 사전논의 없어·밀실 우려
민형배, 통제 의도 아냐…광역행정 위한 그림
전남광주 행정통합과 관련해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임택 동구청장. /뉴시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을 앞두고 공식회의 석상에서 옥상옥 논란에 부딪혔다. 통합 이후 광주 5개 자치구를 별도로 관할하는 ‘광주행정청(가칭)’ 신설을 둘러싸고, 민형배 통합특별시장 당선인과 임택 동구청장이 공개 격론을 펼치면서다.

23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 당선인의 인수위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기획위)는 이날 나주 빛가람문화체육센터 기획위 회의실에서 광주권 업무공유회를 개최했다. 자리에는 동·서·남·북·광산구 등 광주 5개 자치구 단체장과 광주 권역 2개 군(담양·장성) 기초지방정부 당선인들이 함께했다.

갈등은 회의 도중 민 당선인이 ‘광주행정청’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치면서 불거졌다. 광주행정청은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자치구 지원과 광역·기초 간 업무 조정을 담당하는 기구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임 청장이 곧바로 “행정청은 자치구를 통제할 여지가 있는 기구”라며 “자치정부 위에 새로운 행정 주체가 존재하는 ‘옥상옥’ 구조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맞불을 놨다.

임 청장은 무등일보와 통화에서 “민 당선인 측의 행정청 신설 계획에 대해서는 앞서 여러 자리에서 5개 구청장들에게 언질했던 적은 있지만, 오늘처럼 공식 단상에서 의제로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제대로 된 사전 협의도 없었다. 구청장들은 모두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와 협치 부족을 근거 삼아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왔는데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공개 석상에서 갈등을 빚은 데 대해서는 “평소 협의할 기회가 부족해서”라고 설명했다. 임 청장은 “평소 통합시장과 공개적으로 협의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럽게 이야기가 나오자 ‘지금이 아니면 깊게 논의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맞받아쳤다”고 덧붙였다.

임 청장에 따르면 구청장들은 행정청 신설의 취지 자체는 일정 부분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통합특별시 출범과 맞물려 5개 자치구의 기능과 권한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협의 기구 등이 필요하다는 데 목소리가 모인 것과 같은 맥락에서다. 다만 그 방식이 행정청 신설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광역행정을 바라보는 견해 차이와 논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거듭 불만을 토로했다. 임 청장은 “기존 자치구 실·국을 중심으로 도맡던 행정 체계를 일정 부분 유지하는 것도 충분한 장점이 있을 터인데, 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했다는 점이 가장 당혹스럽다”면서 “단편적인 예지만, 향후 자치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실행할 때에도 오늘처럼 통합시장과 행정청 두 주체가 밀실에서 서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 당선인은 “행정청의 목적은 자치구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광주시의 기존 5개 권역이 안고 있던 특수한 광역행정의 수요를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며 “시도 산하 공공기관인 자유경제구역청과 같이 통합특별시 안에 두는 하나의 기구일 뿐, 자치구와 통합시 사이에 새롭게 마련하려는 별도의 ‘층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씨는 쉽게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 임 청장을 회장으로 둔 광주구청장협의회가 줄곧 통합 과정에서 자치구에 부단체장 인사권을 배분하고 20조 지원금을 사용할 때 의견 반영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는 게 그 이유다. 구청장협의회는 민 당선인에게 조정교부금을 상향해달라는 요구에 더해, 정책협의체 설치 등을 건의하기 위해 최근 수 차례 협의와 의견 수합 과정을 거쳐 왔다.

임 청장은 “정책협의체 등이 아니라 행정청 신설을 방향으로 제시한 데 유감스럽다”며 “현재로선 이번 사안과 관련해 추후 공식 논의 일정을 잡거나 하진 않았다. 구청장들이 행정청 취지 자체는 이해하는 만큼, 자리가 마련되면 열린 마음으로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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