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호남고속도 확장 시비 4000억 재정부담 감당 못해”
“건설비 절반 부담 납득 어려워”…“분담률 재조정 정부에 건의”

시비 4000억원대 분담을 떠안은 채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의 재정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사업이라며 정부에 분담비율 재조정을 이미 건의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민 당선인은 23일 광주에서 열린 27개 시·구·군 기초지방정부 당선인 업무공유회에서 신수정 북구청장 당선인의 호남고속도 확장 조속 추진 건의에 이같이 말했다.
신 당선인은 총사업비 증가와 재원 확보 지연으로 공사가 장기화될 경우 주민 불편이 커진다며 통합특별시가 중심이 돼 국비·시비 분담률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민 당선인은 사업 결정 과정 자체에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그는 “당시 국회의원으로서 의사결정을 지켜봤다”면서 “도심에 고속도로를 넓히는 사업의 실익이 무엇이며, 그 비용을 광주가 절반이나 부담해야 하는지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짐작은 했지만, 이제 와서 시비 4000억원을 털어 넣어야 하는데 그만한 재정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호남고속도 동광주IC∼광산IC 11.2km 구간 확장사업은 4차로를 6∼8차로로 늘리는 공사로, 총사업비는 7934억원이다.
국비와 시비가 절반씩 분담하는 구조여서 광주 부담은 4000여억원 규모다. 2015년 협약 당시 2762억원이던 사업비가 환경영향평가 강화와 방음터널 12곳 추가 반영 등으로 5000억원 가량 늘었다.
사업은 지난해 9월 착공해 2029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광주시는 내년부터 매년 1000억원 규모의 시비를 투입해야 한다.
민 당선인은 호남고속도 확장사업을 무안국제공항, 광주 도시철도 2호선과 함께 통합특별시 재정의 3대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광주시 부채 수준이 단독 시 단위로는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으나 전남도와 통합되면 전국 평균 수준으로 희석돼 외형상 문제가 사라지는 착시가 발생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선결 과제로 재정 문제 해결을 정부에 요청해 둔 상태”라며 “공항·지하철·호남고속도 세 가지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당선인에게 “사업 시행자가 한국도로공사이고 시비가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협의에 함께 나서 달라”며 정부 부담률 상향 협의에 힘을 보탤 것을 요청했다.
이미 공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사업을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과제임을 인정하면서도 “특별시에 그대로 떠넘길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광주의 도시철도, 공항, 도로 등 교통 인프라 전반에 얽힌 재정 구조가 통합특별시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손질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민 당선인이 호남고속도 분담률 재협의를 공식 의제로 꺼낸 만큼, 한국도로공사·국토교통부와의 협상 결과가 통합특별시 첫 재정운용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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