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부터 아카페라·빼빼로까지…우즈벡 파고든 ‘K-푸드’ [르포]

강승연 2026. 6. 2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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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슈퍼에는 K-라면 코너, 대형마트엔 음료·아이스크림
라면 수출액 5년새 8배 ↑…올해는 5개월만에 359만달러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외곽의 한 슈퍼마켓에 진열된 한국 라면들. 강승연 기자

[헤럴드경제(타슈켄트)=강승연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공항 인근의 한 슈퍼마켓. 상품 진열대 옆으로 두 명이 나란히 서있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곳이었지만, K-라면 코너가 시선을 사로 잡았다. 진열대에는 불닭볶음면·신라면·신라면 볶음면·너구리·삼양라면 등 대표적인 라면들이 빼곡했다. K-푸드 열풍이 중앙아시아의 작은 슈퍼마켓까지 파고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었다.

도심 대형마트에서도 K-푸드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타슈켄트 시티 몰에 있는 프리미엄 식료품 마트인 갈마트(galmart)에도 다양한 K-푸드가 입점했다. 라면 코너에서는 불닭볶음면·진라면·열라면 등이 봉지·컵 제품이 준비됐다. RTD(Ready-to-Drink) 음료 코너엔 현지 차·커피 브랜드와 함께 아카페라 커피가 당당히 자리했다. 아이스크림 코너에도 찰떡아이스·찰옥수수·수박바·죠스바·빼빼로바 등이 진열됐다. 김밥김·조미김 등 김 제품도 다양했다.

그동안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는 K-푸드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정식으로 현지 법인을 세우고 진출한 식품 기업도 없었다. 하지만 한류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인구와 중산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맛을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졌다. 대형마트·편의점 등 현대식 유통채널 확산으로 라면·스낵 등 K-푸드를 접하기가 쉬워지며 시장이 형성 중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대(對) 우즈베키스탄 라면 수출액은 2021년만 해도 80만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이듬해 100만달러를 넘어서더니 2023년 185만달러, 2024년 361만달러, 2025년 649만달러로 늘어났다. 5년새 8배 넘게 급증했다. 올해도 5개월 만에 359만달러가 수출되며 기록 경신이 확실시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시티 몰에 위치한 갈마트(galmart)에 마련된 한국 라면 코너. 강승연 기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시티 몰 내 갈마트(galmart) RTD음료 코너에 빙그레 아카페라가 진열돼 있다. 강승연 기자

향후 현지 K-푸드의 접점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우즈베키스탄 대한민국대사관과 KOTRA, 한국수출입은행 등은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1위 유통채널인 코르진카(Korzinka)와 K-푸드 전용코너 개설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입점 품목은 라면뿐 아니라 스낵·음료·과일 등 신선·가공식품을 아우른다. 타슈켄트 시내 매장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 시장을 두드리는 국내 프랜차이즈도 잇따르고 있다. 토종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현지 F&B(식음) 기업 ONE FOOD LL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타슈켄트 핵심 상권에 1호점을 내고 60개까지 매장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현재 홈페이지도 준비 중이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해외 버거 브랜드는 KFC·웬디스 등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내 최대 인구·경제 대국이다. 단일 국가로는 최대 규모인 17만명의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을 교두보로 삼아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인근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북미·중국·동남아 등으로 수출을 늘리면서 다음 후보군으로 중앙아시아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고 고려인 중심으로 교민 시장이 잘 형성돼 있어 중요한 고객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주우즈베키스탄 대한민국대사관과 KOTRA, 한국수출입은행 등과 협약으로 K-푸드 전용코너를 만들기로 한 1위 유통채널 코르진카(Korzinka) 한 매장 외관.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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