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고 학생이 ‘블랙홀 비밀’ 풀었다…국제학술지 쾌거

김영호 기자 2026. 6. 2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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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SCI 논문 게재 쾌거를 거둔 서울과학고 권용준 물리교사(왼쪽부터)와 배이진·장근영 학생이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과학고 역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논문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서울과학고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작성한 ‘장방정식에서 도출한 제약 조건 없는 블랙홀 열역학 정식화’ 논문이 물리학 분야의 권위 있는 SCI 국제 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Modern Physics D’에 게재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2026.6.23 뉴스1
서울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집필한 논문이 국제 물리학 학술지에 게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과고를 졸업한 배이진, 안건우, 장근영 씨(19)가 재학 중 집필한 논문이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모던 피직스 D(International Journal of Modern Physics D)’에 게재됐다. 제목은 ‘장방정식에서 도출한 제약 조건 없는 블랙홀 열역학 정식화’다.

(왼쪽부터) 배이진 학생, 권용준 교사, 안건우 학생, 장근영 학생. 뉴시스
그동안 물리학계는 블랙홀이 에너지 보존 법칙(열역학 제1법칙)을 따른다는 사실을 수학적 방식인 ‘중력장 방정식’으로 유도하는 연구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블랙홀의 가장 바깥쪽 표면 크기의 변화(외부 사건지평선)만 다뤘다. 이 때문에 회전하거나 전하를 띠는 복잡한 블랙홀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세 학생과 교신저자인 물리 교사 권용준 씨는 부피 대신 엔트로피(무질서도) 변화를 장방정식에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엔트로피는 블랙홀의 안쪽과 바깥쪽 표면 정보를 모두 담고 있다. 덕분에 모양이 비뚤어진 블랙홀이나 차원이 높은(고차) 가상의 우주에서도 이 법칙이 성립함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다.

● 외부 기관 도움 없이 이뤄낸 ‘사제지간의 결실’

뉴시스
놀라운 점은 이번 성과가 외부 연구기관의 도움 없이 서울과학고의 자체 교육 시스템만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논문 심사위원들은 심사 과정에서 “이처럼 정교하고 수준 높은 연구가 고등학교 학생들에 의해 수행되었다는 것은 특히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연구를 지도한 물리 교사 권용준 씨는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과 열정이 학교의 지원을 통해 훌륭한 열매를 맺었다”며,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하는 기쁨과 보람을 느꼈고, 앞으로도 학생들의 잠재력을 무한히 꽃피우는 교육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배이진 씨와 장근영 씨는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해석을 더해가는 과정은 도전적이면서도 무척 흥미로웠다”라며 “이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값진 배움을 얻었고, 끝까지 이끌어주신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중력을 열역학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창발 중력’ 이론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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