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유엔사 관계자 "北경계선 강화 활동, 정전협정 위반 아냐"(종합)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국경선화 작업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한국 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가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전직 유엔사 관계자가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마이클 보잭 전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부비서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군정위 근무 기간 북한군의 경계선 강화 활동이 적대적 성격을 띤다는 증거를 보지는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군의 경계선 강화 활동이 "상부에서는 정치적 마찰을 일으키지만, 현장에서는 실질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무단 월경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짚었다.
또 정전협정의 실질적 해석 관점에서 봤을 때 북한군의 활동은 건설 및 유지보수로 간주된다며 "한국군도 남측에서 지뢰 및 울타리 설치, 장애물 설치 등 같은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는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적 균형(military equilibrium)"이라며 "북한군이 그 균형을 저해할 수 있는 장비나 역량을 배치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보잭 전 부비서장은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6년간 군정위 부비서장으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민간 싱크탱크에서 활동 중이다.
2024년 4월부터 북한이 MDL 이북에서 진행해 온 불모지화, 전술도로 구축, 철조망 및 지뢰 설치 등 MDL의 국경선화 및 요새화 작업이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는 유엔사의 판단 근거를 설명한 것이다.
정전협정 유지 및 관리를 맡는 유엔사는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권한을 갖는다.
반면 우리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국경선화 작업, 특히 MDL에 80∼90m가량 바짝 붙여 철책을 세우는 행위 등을 DMZ를 완충지대로 설정한다는 정전협정 조항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DMZ 관할권 등을 둘러싼 한국 정부와 유엔사의 의견 대립이 북한의 국경선화 작업 문제로도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최근 별도로 유엔사 측에 북측 행위에 대한 문제제기를 전달했으며, 유엔사 측도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는 등 의견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는 북한군의 MDL 일대 장애물 설치를 정전협정에 따라 설치된 완충지대를 무력화하는 명백한 위반 행위로 인식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대변인은 "정전협정에 따른 유엔사의 책임을 존중하는 가운데 북한군의 MDL 일대 작업 관련 대응을 위해 유엔사를 비롯한 미측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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