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말 100% 믿으면 호구”…휴대폰·통신사 바꾸기 전, 절반은 AI 찾는다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6. 6. 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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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인사이트, 6141명 설문
6개월 내 구입·변경 고객 51%
결정 과정서 생성형 AI 조언받아
“이젠 공식 채널보단 AI가 우선”
서울 시내 한 통신사 대리점에 통신사 로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휴대폰을 구입하거나 통신사를 변경한 소비자 2명 중 1명은 최종 선택을 내리기 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탐색 도우미’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잡한 요금제와 단말기 스펙을 비교·분석하는 데 AI가 제조·통신사 공식 채널보다 유용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향후 소비자의 적극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질 조짐이다.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이동통신 기획조사’(제43차·2026년 상반기)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 휴대폰을 구입하거나 통신사를 변경한 14세 이상 이용자(6141명) 중 51%는 결정 과정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를 활용했다고 답했다. 이용 수준은 ‘가볍게 한두 번 써봤다’가 28%로 가장 많았으나, ‘다른 방법과 병행’하거나(14%) ‘주된 정보 탐색 수단’으로 활용한(10%) 적극 이용자층도 총 24%에 달했다. 가격대가 높고 비교할 정보가 많은 고관여 상품의 구입 과정에 AI가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비자들이 AI를 찾는 주요 목적은 ‘비교 분석(42%)’과 ‘정보 요약(39%)’이었다. 특정 단말기나 통신사 간의 장단점 및 혜택을 비교하고, 여러 사이트에 흩어진 복잡한 요금제 정보를 요약·정리하는 데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특히 AI의 추천이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57%로 절반을 넘겼다. AI가 단순한 검색 도구를 넘어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돕는 실질적인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AI는 이동통신 소비자의 인식뿐만 아니라 행동까지 바꾸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AI를 이용하는 소비자(2554명)는 이미 47%가 생활 속에서 궁금한 통신 관련 정보를 AI에 묻고 있었는데, 그들 거의 대부분인 82%가 AI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통신 서비스나 휴대폰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졌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어려웠던 약정·결합할인 등을 더 이해하게 됐다’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고, ‘고객센터·홈페이지 대신 AI에게 먼저 물어본다’가 27%로 뒤를 이었다. 이어 ‘고객센터나 챗봇 서비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23%), ‘요금제나 단말기를 직접 비교·분석 후 결정한다’(22%) 순이었다. 특히 ‘요금제나 조건이 부당하다고 느낄 때 직접 대응한다’는 적극적인 행동 변화를 보인 비율도 18%에 달했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들의 기존 대응 방식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소비자들이 이미 공식 홈페이지 밖에서 AI를 통해 정보를 교차 검증하고 있다는 것은 통신사와 제조사가 제공하는 기존 정보나 단순 안내 수준의 챗봇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통신·제조사들이 공식 채널 내에서 이용자 맞춤형 요금제와 단말기 조건을 쉽고 투명하게 비교·추천해주는 고도화된 AI 기반 서비스를 구현하지 못한다면, 권리의식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거센 직접 행동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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