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여성 소방관 회식 갑질 사망’에 “상사들이 노리개 취급, 최악의 갑질”
전 부처에 내부 조직 문화 전수조사 명령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상사들이 부하 직원을 자기들 노리개감 비슷하게 유흥 대상으로 쓴 최악의 갑질”이라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사건을 조직적으로 축소·은폐하려 한 소방 당국의 행태에 대해 지적하며, 전 부처와 청에 조직 문화 전수 점검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유럽 순방 중 해당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아직도 이런 구태 공직자들이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제 식구 감싸기를 우려해 소방청이 아닌 국무조정실(국조실)에 직접 현장 감찰을 지시한 바 있다. 국조실 감찰반이 광주 현지에서 전방위 조사를 벌인 결과, 유족과 약혼자가 제기했던 폭음 강요, 사적 심부름, 소방서의 고의적인 감찰 묵살 및 사망 원인 조작 혐의는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 조사를 언급하며 “본인의 고통은 얼마나 심각했을 것이며, 이걸 잃은 남자친구와 가족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속이 쓰렸겠느냐”며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했다. 이어 “직장에 먹고살겠다고 갔더니 상사라는 사람들이 겨우 하는 짓이 부하 직원을 유흥 대상으로 쓴 것 아니냐”며 “문제는 이게 얼마나 심각한 행위인지 정작 본인들은 모른다는 점”이라고 했다.
아울러 “조직 내 문화에서 여직원들을 상사 옆자리에 앉히려고 일부러 그런다든지, 아직도 술 따르라고 그러고 2차 강제로 데려가 억지로 원샷을 시키고 있다”며 “술 싫다는데 왜 원샷을 시킵니까? 자기나 먹지”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노래방에 데리고 가서 노래 시키고 그럴 수 있었을지 몰라도, 어떻게 최근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다시는 직장 내 갑질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각 부처와 청에서는 내부 조직 문화를 철저히 점검하고 각별히 챙겨달라”고 전 부처 장관들에게 주문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 입직 4년 차였던 20대 여성 소방공무원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시작됐다. 유서조차 남기지 못했던 고인의 비극은 유족과 약혼자가 생전 카카오톡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 새로운 팀장이 부임한 이후 지독한 회식 강요와 폭음에 시달렸다. A씨는 약혼자에게 “여기 미쳤어, 술을 너무 빨리 마셔. 오자마자 소맥 4잔 원샷”, 지인들에게는 “안보팀 셋이서 팀 회식했는데 나 10번 토함”, “나 진짜 많이 마셨어. 죽을 것 같아. 너무 힘들다”라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갑질은 술자리에만 그치지 않았다. 팀장은 주말에 여행을 간다는 A씨에게 사적으로 연락해 “커피랑 술 심부름을 하라”고 시키는가 하면, 단둘이 노래방에 동행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약혼자는 “회식이 있는 날이면 고인이 불안에 떨었고, 술자리가 괴로워 집에 돌아와 눈물을 흘리곤 했다”고 증언했다.
사건 발생 직후 유족과 약혼자는 광산소방서에 직장 내 갑질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를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에 착수한 소방서는 단 7일 만에 “특이 사항이 없다”며 가해자들에게 무더기 ‘셀프 면죄부’를 줬다. 소방 당국은 숨진 지 일주일 만에 작성한 공식 ‘사망면직서’에 고인의 사망 원인을 ‘남자친구와의 관계 불안 호소’로 허위 기재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약혼자가 광주소방본부를 찾아가 거세게 항의하며 재조사를 요구했으나, 소방본부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5개월간 단 한 차례의 감찰조차 진행하지 않고 사건을 묵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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