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1200억 수혈, 월급으로 '순삭'…매대 '텅텅' 홈플, 2000억 대출 요청
신선식품 매대에 식기류, PB 진열...상품 공급 차질에 점포 부실화
2000억원 DIP 대출 승인 놓고 MBK-메리츠 갈등 격화...민주당 중재에도 난기류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홈플러스가 경영 악화 등의 이유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7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주류 냉장고에 생수로 가득 채워져 있다. 2026.05.07.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3/moneytoday/20260623132304533jpao.jpg)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대금 1200억원을 완납했지만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를 진화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밀린 직원 월급과 납품대금을 충당하면 순식간에 소진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재 운영 중인 78개 대형마트 매대에 상품 공급이 정상화되려면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필요하다는 게 홈플러스 측의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DIP 2000억원 대출이 이루어져 상품 공급만 정상화된다면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구축해 빠른 시간 내에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앞서 익스프레스 매각대금을 담보로 메리츠금융그룹(이하 메리츠)에 브릿지론을 제안한 바 있다. 실사 후 매각대금 변동 가능성으로 해당 협의도 결국 무산됐으나 하림그룹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매각대금을 완납하면서 이에 따른 자금난 악화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
하지만 MBK는 이와 별개로 메리츠에 2000억원의 DIP 대출 승인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에 입금된 매각대금만으로는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홈플러스 직원 월급은 지난 3월부터 분할, 지연 등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못했고 납품 대금도 밀리면서 매대에 주요 상품 공급도 사실상 끊긴 상황이다. 일부 매장에선 신선식품 매대에 그릇이나 식기류를 채웠고, 가공식품과 유제품 매대엔 각종 PB(자체 브랜드) 상품만 진열한 곳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충성 고객들도 결국 등을 돌릴 것이란 우려가 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홈플러스에 납품한 150개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미납액이 7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납품일로부터 정산 기한이 60일을 초과한 업체는 98%다.
회사 내부에서도 1200억의 매각 대금은 순식간에 동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200억원의 매각대금이 들어왔지만 그동안 밀린 월급, 희망 퇴직 보상금, 납품 대금 등을 충당하기에도 부족하다"며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려면 상품 공급이 재개돼 매대 구색을 제대로 갖춰야하는데 이를 위해선 추가 운영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민병덕(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홈플러스 정상화 약속 이행 촉구 단식농성 34일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16. ks@newsis.com /사진=김근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3/moneytoday/20260623132304967hlwy.jpg)
앞서 MBK는 홈플러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1000억원, 산업은행이 1000억원을 각각 DIP 대출 승인하고 MBK의 자체 보증으로 1000억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이를 거부했고 메리츠는 에스크로 계좌에 1000억원을 입금한 대신 승인 전제 조건으로 김병주 MBK 회장의 추가 보증을 요구해왔다.
당초 메리츠 이사회에선 향후 배임 소지 등을 이유로 MBK의 보증이 있어도 1000억원 DIP 대출은 불허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하지만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중재 촉구와 홈플러스 청산(파산) 결정에 따른 내수경기 침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MBK의 추가 보증을 전제로 DIP 대출액 1000억원을 계좌로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는 MBK가 요청한 2000억원 DIP 대출 승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메리츠 관계자는 "MBK가 추가 보증을 제시하면 에스크로 계좌에 유치한 1000억원은 즉시 지급되겠지만, 추가 지원은 어렵다"며 "추가로 필요한 운영비는 MBK가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양측 관계자와 수 차례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지방선거 전 홈플러스 정상화 해결을 촉구 노동 ·시민사회 단체 삼보일배 행진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5.28. 20hwan@newsis.com /사진=이영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3/moneytoday/20260623132305274qgew.jpg)
홈플러스 매각 주관사는 다음달 4일 예정된 법원 회생계획 결정 여부를 앞두고 1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홈플러스 잔존 점포 영업권에 대한 M&A(인수합병) 의향을 타진 중이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황이 침체한 데다 의무휴업일 등 각종 영업규제로 2000억원의 운영비를 수혈해도 경영이 정상화할 것이란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이라도 홈플러스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당장 홈플러스의 파산을 막을 해법으로 MBK가 추가 보증을 결정해 1000억원의 운영비를 수혈한 뒤 법원이 다시 회생계획 승인 시점을 연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DIP 대출 지급 보증을 둘러싼 MBK와 메리츠의 갈등과 별개로 홈플러스 노조는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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