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한번 가려면 하루가 꼬박"…전남 장애인 구강진료 새 거점 개소

전남CBS 박사라 기자 2026. 6. 2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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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번째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순천의료원에 개소
전남 장애인 14만 7천 명…서부권 접근성·전문인력 확보는 과제
전남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개소식 참석자들이 22일 순천의료원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며 센터 개소를 축하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


휠체어가 오갈 수 있도록 넓게 설계된 진료실. 진료 의자 옆에는 중증 장애인도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전용 침대가 놓여 있었다.

지난 22일 순천의료원에 문을 연 전남도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은 새 시설과 장비를 둘러보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전문 치과진료를 받기 위해 광주까지 이동해야 했던 전남 장애인들에게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공간이기 때문이다.

전남에는 현재 등록장애인 14만 7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그동안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없어 전문 치과진료가 필요한 장애인들은 광주권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했다. 치료 한 번을 위해 보호자와 함께 하루를 비워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전남도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2024년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건립된 전국 17번째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다. 총사업비 27억 4500만 원을 들여 순천의료원 부지 내 지상 2층, 연면적 303.69㎡ 규모로 조성됐으며 전신마취 수술실과 회복실을 갖춘 장애인 맞춤형 치과진료시설로 구축됐다. 이로써 전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마지막으로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갖추게 됐다.

센터는 지난 5월 20일부터 진료를 시작했으며, 이날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센터에는 치과의사 3명(공중보건의 2명)과 마취과 의사 1명이 배치돼 장애인 전문 구강진료와 전신마취 수술을 담당한다. 진료실 4개와 회복실을 갖추고 휠체어 이용자를 고려한 진료환경을 조성했다. 일반 치과에서 진료가 쉽지 않았던 중증 장애인들도 지역에서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순천의료원 부지 내에 위치한 전남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전경. 박사라 기자


개소식에는 보건복지부와 전남도의회, 장애인 협회·단체, 의사회, 시·군 보건소 관계자 등이 참석해 센터 개소를 축하했다.

민영돈 순천의료원장은 "오늘 개소하는 센터는 단순한 치과 진료 공간이 아니다"며 "일반 치과에서는 진료가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전문적인 치과 치료와 수술 서비스를 제공해 전남 전역의 장애인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구강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공의료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건강검진기관, 전남지역 장애인보건의료센터와 연계해 질병 예방과 검진, 치료, 재활에 이르는 통합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 건강권 보장과 삶의 질 향상에 더욱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임흥빈 전라남도장애인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는 "장애인들이 치과 진료를 가려면 하루가 꼬박 걸린다"며 "최신식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하니 한편으로 마음이 놓인다. 장애인들이 병원을 찾았을 때 접수하는 과정에서부터 안내하는 과정까지 마음까지 치료해 준다는 정신으로 대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남도는 이번 센터 개소를 계기로 장애인 구강건강 증진과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정광선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전남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전남 장애인 복지와 공공의료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장애인 구강건강 증진을 선도하며 공공의료의 새로운 모범을 만들어 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조영범 전남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장이 22일 김미경 전남도의원에게 진료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


전국 17번째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문은 열렸지만 과제도 남아 있다.

다만 등록장애인 14만 7천여 명이 거주하는 전남의 특성을 고려하면 전문 의료인력 확보와 안정적인 운영체계 구축은 물론, 목포·신안·진도·완도 등 서부권 장애인들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진료체계 확충이 요구된다. 섬과 농어촌 지역 장애인들의 접근성 문제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전남 장애인 구강진료의 새 거점이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장애인 건강권 보장의 실질적인 버팀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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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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