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흑자인데... 동전주 퇴출 규정에 상장폐지 위기 맞는 기업들

이병철 기자 2026. 6. 23. 06: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는 7월 상폐 기준 강화 조기 시행
흑자 기업도 상장폐지 탈출에 안간힘
투자자들 “상폐 기준 조기 시행은 신뢰 파기”
일러스트=챗GPT

이 기사는 2026년 6월 22일 10시 2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정부가 ‘한계 기업’을 퇴출한다는 목표로 상장폐지 기준 강화를 오는 7월부터 조기 시행하기로 한 가운데, 일부 기업은 흑자를 내는 상태에서 상장폐지 위기를 맞게 돼 보완책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처 대비하지 못한 기업이 많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이다.

22일 자본시장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 기준 해소를 위해 주식 병합을 한 상장사 중 5곳이 흑자 상태인데도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기존에 도입하기로 한 상장폐지 요건을 오는 7월부터 조기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1월 적용 예정이던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시장 300억원, 코스닥 시장 200억원을 오는 7월 도입하고, 동전주 퇴출 요건 등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제대로 된 사업 없이 외부 자금에만 의존해오던 한계 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해 증시 밸류업을 이뤄내겠다는 의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업 실적을 내면서도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일부 기업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교육업체 골드앤에스다. 골드앤에스는 지난 1분기 매출액 77억원, 당기순이익 7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시원스쿨 교육사업 부문을 인수해 몸집을 키웠으며, 동전주 기준을 해소하기 위한 5대 1의 주식 병합도 단행했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골드앤에스는 지난달 29일 주식 병합 이후 주가가 약 18% 하락해 현재 시가총액은 120억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 외에도 조이웍스앤코가 1분기 매출액 212억원, 당기순이익 26억원을 기록하고도 시가총액은 약 75억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TS트릴리온 또한 매출액 101억원, 당기순이익 9억원을 기록한 상태에서 5대 1 주식 병합을 하고도 주가가 900원대로 하락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있다. 윙입푸드는 주식 병합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시가총액이 200억원대에 도달했으며, 코스피 상장사 주연테크는 시가총액이 160억원대에 있다. 두 회사는 1분기 각각 7억원과 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이 더 떨어지는 지금의 현상은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번째로 최근 주식시장의 구조적인 트렌드가 꼽힌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일부 종목 테마와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중소형주는 실적과 무관하게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정부의 상장폐지 규정 강화로 개인투자자들이 시가총액이 작은 중소형주를 더욱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코스닥업계 관계자는 “동전주 기업은 (액면병합을 해도) 개인투자자들이 혹시나 하는 리스크에 주식을 계속 팔기만 해 기업가치와 주가가 따로 노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투자자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상장폐지 기준 조기 강화에 반발하고 있다.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상장폐지 요건 조기 시행 반대에 관한 청원이 시작됐다.

청원인은 “2025년 7월, 3단계에 걸친 시행을 공표하고도 올해 2월 일방적으로 일정을 앞당기는 개정안이 발표됐다”며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신뢰해 온 제도적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으로, 영업 실적과 자산이 건전한 중소·중견 기업과 수백만 소액주주의 재산권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상장폐지 최종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 중 영업이익 흑자 기업은 231곳”이라며 “이들은 좀비 기업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정상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