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반개혁' '배신' 반발에도··· 李대통령, 검찰개혁 요직에 '검사 출신' 정면 돌파

박준석 2026. 6. 23.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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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사법제도비서관 박지영 변호사
한찬식 민정수석 이어 또 檢 출신
김어준 "설명 필요하다" 등 반발
혁신당도 靑에 한찬식 우려 전달
일부선 "8월 전대 최대 쟁점" 관측
정청래 딴지에 "보완수사권 폐지"
신임 민정수석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인사 관련 브리핑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사법개혁 전반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사법제도비서관에 검사 출신이자 내란특검 출신 박지영 변호사를 임명했다. 전날 한찬식 민정수석 임명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범여권 내부에서 "반개혁적" "검찰개혁 배신" 같은 반발이 쏟아지는 가운데 재차 사법개혁 관련 요직에 나란히 검찰 출신을 기용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 인사 기조를 둘러싼 노선 갈등이 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文 정부 실패 반면교사... 檢 생리 아는 검사 출신으로 개혁 완성도 높이려는 것"

청와대에 따르면, 박 비서관은 사법제도비서관으로 정식 임명을 받고 이날부터 청와대로 출근했다. 박 비서관은 대검찰청 검찰개혁추진단 팀장, 대전지검·춘천지검 차장, 서울고검 공판부장 등을 지낸 검사 출신이다. 지난해 6월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을 수사한 내란특검에서 특검보로 활동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임명 배경에 대해 "사법제도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사법제도 개혁 과제들을 차질없이 속도감 있게 완수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박 비서관은 검찰개혁 후속 과제와 각종 사법개혁 과제를 담당하게 된다.

전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에 검사 출신 한찬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임명한 바 있다. 봉욱 전 민정수석에 이어 이 대통령이 다시 검사 출신을 발탁한 것을 두고 지지층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한 수석이 2019년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를 지휘한 점을 두고 친노(노무현)·친문(문재인) 지지층이 모이는 커뮤니티에는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는 '반명' 선언이 잇따를 정도였다.

그럼에도 연이틀 사정 라인의 핵심에 검찰 출신을 기용하자, 이 대통령이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검찰 생리를 잘 아는 검사 출신을 내세워 개혁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심상찮은 與 내부 기류... "李,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메시지"

여권 내부 기류는 심상치 않다. 당장 구독자 232만 명에 달하는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는 이날 한 수석 임명에 대해 "왜 이 사람이 민정수석인가 설명이 전혀 안 나왔다"고 했다. 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등 지지층 커뮤니티에는 이 대통령이 "한 수석 임명을 통해 보완수사권 유지를 대가로 공소 취소를 얻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글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민주당은 한 수석을 "검찰개혁 적임자"(강준현 수석대변인)로 추켜세우며 엄호에 나섰지만, 의원들 사이에선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한 수석 이력은 부차적인 문제"라며 "이 대통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일정 부분 존치시키겠다는 메시지를 준 것 아니냐"고 했다. 5선 박지원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청와대) 수석들은 (대통령의) 비서이니까 논평하지 않는다"고 했다.

논란은 범여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주축인 조국혁신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개혁 대상이었던 인물들을 핵심 요직에 전면 배치한 것은 개혁의 본질을 외면한 것"이라고 했다.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한 수석 임명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기자간담회서 "공소청 전환 등을 위해 검찰 내부를 잘 아는 경험자가 이 업무를 진행하는 게 낫겠다는 대통령 판단도 작동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인사가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8·17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임 도전이 확실시되는 정청래 대표는 이날 딴지일보에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정답"이라는 글을 올렸다. 당 안팎에선 정 대표가 '친명(이재명)계 지원을 받는 당권 경쟁자인 김 총리가 검찰개혁에 미온적이다'라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에는 김태근 전 울산시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이 내정됐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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