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레버리지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금감원장의 후회 

조봄 기자 2026. 6. 23.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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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투데이 이슈 
이찬진 금감원장 이례적 후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과열 경고
“꼬리가 몸통 흔드는 상황”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엔 
“어처구니없어” 미래에셋 검사 착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두배로 베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금융당국의 예상과 달리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상품 도입을 승인했던 금융감독원장이 공개석상에서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후회할 정도다.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거래가 급증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도입을) 막았어야 했나…후회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해당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ETF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해외 주식 투자 수요가 증가하자 국내 증시로 자금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추진됐고, 5월 27일 상장됐다.

당초 금융당국은 미국 증시로 향하는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돌리는 효과를 기대했지만 상장 직후부터 막대한 자금이 몰리며 단기 매매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매매 회전율이 평균 100%를 훌쩍 넘었고 한때 200%에 육박하기도 하면서, 하루에 투자자들이 보유 물량 대부분을 사고파는 수준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원장은 "꼬리(ETF)가 몸통을 극심하게 흔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높은 회전율 때문에)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돌리지 않는 한 하루 종일 상품에 매달려야 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상품이 적절한 투자상품인지 출시 전부터 의문이 있었다"고도 말했다.

거래가 잦아질수록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결과적으로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만 이익을 보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원장은 "도박판에서 '뽀찌' 뜯는 사람이 돈을 많이 버는 모양새가 될까 (걱정)"이라며 "극심한 회전율에 투자자는 실익이 없고 증권사 배를 불리는 결과만 초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 18일 해당 상품에 대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또 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와 함께 신용거래 제한이나 위험 관리 강화 등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 원장은 "투자자들 대부분은 중산층과 서민"이라며 "급격한 변동성에 노출될 경우 가계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별도의 안정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상장된 상품을 사후적으로 제한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지만, 금감원장이 직접 안정 조치를 언급한 만큼 어떤 추가 대책이 나올지 시장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전닉스 ETF 상장 첫날인 5월 27일 접속자가 몰리면서 금투협 온라인 교육 사이트가 접속이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사진 | 뉴시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최근 논란이 된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 사태를 향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받았지만,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 과정에서 물량을 전량 삭감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공모주를 단 한 주도 받지 못했다.

이 원장은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라며 "당연히 일정 물량이 배정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다. 청약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절차가 적절했는지, 설명 의무를 충분히 이행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원장은 최근 논란이 된 삼성전자 등의 '사내 주택대출'을 두고는 개인 입장을 전제로 "공익을 위해 일정한 규제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은 갖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sp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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