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 재정 위기? 돈은 늘 부족했다

배낭 메고 민심 대장정에 올랐다. 손학규 경기지사의 퇴임 모습이다. 앞치마 두르고 노숙인 배식 봉사했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퇴임 모습이다. 경기도의회, 경기도공무원노동조합 등의 감사패를 받았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퇴임 모습이다. 언론은 늘 신임자 취임을 쳐다본다. 퇴임자의 모습에는 비중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 훗날에는 그 모습이 남곤 한다. 이런 상징적 장면이 퇴임식 또는 퇴임 행사다. ‘대권 손학규’, ‘봉사 김문수’, ‘연정 남경필’이 그랬다.
‘김동연 경기도’도 끝나간다. 이임 모습이 적잖이 궁금하다. 그런데 없을 것 같다는 얘기가 있다. 그 이유가 ‘도의 재정난’이라는 것이다. 맞다면 ‘생략된 이임식’보다 더 주목되는 ‘생략된 이유’다. 더해진 얘기도 있다. 추미애 당선인의 취임식 생략 얘기다. 남경필·이재명·김동연 지사도 취임식은 없었다. 재난, 기상 등의 이유가 있었다. 이번에는 좀 다른데, 역시 ‘재정난’이다. 이·취임식이 다 없을 것 같고, 전부 재정난 때문이란다. 도대체 재정이 어떻길래.
문제는 이·취임식이 아니다. 공약 속도조절론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본보가 자세히 들여다봤다. 재정 사정이 안 좋다. 경기도에 들어오는 돈이 줄었다. 올해 1분기 도세 징수액이 3조7천35억원이다. 지난해보다 318억원 줄었다. 재정자립도가 나빠졌다. 2022년 55.7%에서 올해 44.4%다. 재정자주도도 56.3%에서 44.4%다. 재정 적자가 2022년 1조1천억원에서 2025년 1조7천억원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19년 만에 5천억원의 지방채를 썼다. 올해도 본예산에 5천억원, 추경에 2천억원이 발행됐다.
추 당선인도 잘 안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났다. 불교부단체 해제를 청했다. 연 수천억원을 받아내는 일이다. 지방의 반발이 크다. 실현 가능성도 낮다. 그런데도 요구했다. 그만큼 재정이 안 좋다는 방증이다. 도지사직 준비위에서 나온 말도 있다. “예상보다 훨씬 열악한 수준이다.” 예산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 더해지는 걱정스러운 얘기가 있다. 일부 사업의 속도조절론이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공약 변경 가능성이다.
‘텅 빈 곳간’. 사실 도민이 처음 듣는 얘기도 아니다.
행정 주체 교체기마다 불거졌다. 재정을 점검한다는 순기능도 있다. 청사진을 맞춰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공약 축소까지 정당화하는 건 아니다. 유권자가 맡긴 행정 집행권에는 도전과 극복의 명령이 포함돼 있다. IMF 폐허 속에서 김대중 정부의 역할이 있었다. 모라토리엄 위기 속에서 이재명 성남 평가가 커 보였다. 텅 빈 곳간은 분명한 짐이다. 하지만 위대한 행정을 낳는 산실이기도 하다. 위축이 아니라 극복의 행정을 보여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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