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채용비리 적발’ 선관위 직원 징계 취소…“감사 위법”

감사원 감사에서 채용 비위가 적발돼 징계를 받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에 대해 법원이 견책 처분을 취소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호성호)는 선관위 직원 A씨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감사원은 2023년 선관위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자 감사를 실시했고, 지난해 2월 최종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A씨가 2021년 경력경쟁채용 과정에서 응시 자격이 없는 지원자 2명을 채용공고와 다른 기준을 적용해 임용했다며 선관위에 경징계 이상 처분을 요구했다.
이에 선관위는 A씨에 대한 징계를 의결한 뒤 견책 처분을 내렸지만, A씨는 징계시효가 이미 만료됐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징계시효는 성폭력범죄 등이 아닌 기타 징계 사유의 경우 3년이다. 다만 감사원이 조사개시 통보가 있을 경우 시효가 정지된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선 감사원의 감사 자체가 위법이기 때문에 조사개시 통보를 시효 중단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사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헌재는 선관위가 선거사무와 인사 업무 등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헌법기관이며, 감사원에 선관위를 상대로 한 직무감찰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헌재는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찰 권한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감사원의 조사 개시 통보를 징계시효 정지 사유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씨에 대한 징계는 시효가 지난 뒤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 결과에만 의존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선관위는 당초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자체 특별감사를 검토했지만 감사원 감사를 수용한 이후 별도의 조사나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고, 감사원의 최종 결과 발표와 징계 요구 이후에야 처분에 나섰다는 것이다.
또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의 적법성 여부가 헌재 결정 전까지 불확실해 자체 징계에 법률상 장애가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사원 조사 개시 통보가 선관위의 자체 징계를 금지하는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감사원 감사를 수용한 상황에서 자체 징계 절차 진행에 현실적 어려움은 있었을 수 있다”면서도 “공무원의 신분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징계시효 규정을 배제할 정도의 정당한 사유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선관위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사건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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