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의 싸움 최대변수로…찜통 몬테레이, 40℃ 열탕훈련 효과 볼까

홍명보호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는 멕시코 몬테레이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선수단이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비행기에 몸을 싣고 1시간 30여 분을 날아온 몬테레이는 숨 막히는 날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지기 시작할 오후 5시 온도계에 찍힌 수치는 섭씨 34도. 고지대인 과달라하라가 상대적으로 서늘한 28도에 그친 것과 비교해 ‘찜통 더위’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다.
몬테레이 공항에서 만난 한 교민은 “한여름 대구의 날씨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며칠 전에는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그래도 한국인들은 잘 견디는 편”이라고 웃었다.
해발 540m의 몬테레이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악명이 높다. 지난 10년간 기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몬테레이는 경기 시간대 평균 기온이 31.1도로 집계됐다. 이번 월드컵이 열리는 개최 도시에선 평균 32.2도인 미국 댈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더운 도시로 1~2차전을 치른 과달라하라(평균 26.8도)와 큰 차이가 있다.
에어컨이 설치된 댈러스와 달리 에어컨이 없는 몬테레이는 이번 대회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더운 곳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을 치르는 25일에는 체감 기온이 최고 38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보됐다. 과달라하라에서 고지대라는 변수와 싸웠던 선수들이 이젠 찜통더위와 맞서야 하는 셈이다.
영국의 ‘가디언’은 지난 15일 몬테레이에서 열린 스웨덴과 튀니지전이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이 경기 중단을 요구한 습구흡구온도(WBGT) 28도 이상의 환경에서 열렸다고 짚었다.
습구흡구온도는 기온과 습도, 구름의 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체가 땀을 통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체온을 낮출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열 스트레스 지표다. 특정 온도와 습도를 넘어서면 땀이 제대로 증발하지 못해 급격한 과열을 초래하면서 질병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웨덴-튀니지전이 열린 15일 낮 최고 기온이 32.7도였다면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이 열릴 25일 낮 최고 기온은 33.3도로 예보됐기에 불안감이 더욱더 짙어진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선수들이 이미 몬테레이의 악조건을 견딜 준비를 마쳤다는 사실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12월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한국이 경기를 치르는 장소로 멕시코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로 확정된 뒤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대처 방안을 마련해왔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 캠프를 차릴 당시에는 고지대 적응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였지만, 훈련 직후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에 번갈아 들어갔던 ‘열 적응’ 프로그램은 오롯이 몬테레이의 고온다습한 환경을 겨냥한 조치였다.
이번 대회 대표팀의 수석주치의를 맡은 송준섭 박사(강남제이에스병원장)는 선수들이 운동이 끝난 뒤 뜨거운 물에서 체온을 일정 시간 유지하면, ‘열 쇼크 단백질’이 생성돼 고온다습한 환경 적응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40도 온수에 뛰어들었던 선수들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가 이번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몬테레이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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