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올리는데 한국만 거꾸로”…‘출국납부금 2만원’ 이뤄질까
관광 대국, 출국세 인상하는 추세
경쟁력 강화 위해 재정 확보 절실
정부, 내년 2만원 인상안 추진 중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국납부금 현실화, 왜 지금인가’ 간담회 참가자 [한국관광공사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2/ned/20260622205025094cvoi.jpg)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세계 주요국이 공항 출국 시 부과하는 출국세를 인상하는 반면, 한국은 출국납부금을 인하해 관광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목표로 내건 ‘2030년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유치’도 안정적인 재원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출국납부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국회의원실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한국관광협회중앙회·한국관광학회가 공동 주관한 ‘출국납부금 현실화, 왜 지금인가’ 간담회가 22일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유치와 지역 관광 활성화라는 국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됐다.
![‘출국납부금 현실화, 왜 지금인가’ 간담회장 [한국관광공사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2/ned/20260622205025385zgfv.jpg)
올해 한국의 관광 예산 1조 4750억 원 중 관광진흥개발기금 사업비는 81.2%인 1조 1976억 원에 달한다. 출국납부금은 이 기금 수익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재원이다.
그러나 정부가 2024년 7월 부담금 합리화를 이유로 출국납부금을 1만 원에서 7000원으로 인하하고 면제 대상을 12세 미만으로 확대하면서 연간 1300억~1400억 원의 기금 손실이 발생했다. 2025년 출국납부금 수입은 전년 대비 21.8% 감소한 2624억 원으로 줄었으며, 1인당 납부 단가도 2019년 8000원대에서 2025년 5400원대로 급감했다.

좌장을 맡은 윤혜진 경기대 관광개발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이나 호주 영국과 같은 주요 관광 대국들은 공격적으로 출국세를 인상하며 관광 인프라에 재투자를 하고 환경 보전 기금으로도 사용한다”면서 “출국납부금이 줄어든 상황은 재정적 위기일 뿐만 아니라 미래 관광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해외 주요국은 관광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출국세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추세다. 일본은 올해 7월부터 국제관광여객세를 3000엔(약 2만 8500원)으로 인상하며, 호주는 2024년 기준 70호주달러(약 7만 5000원)를 부과하고 있다. 영국의 항공여객세(APD)는 구간이 길어질수록 세금이 올라가고, 이코노미보다 상위 등급 좌석에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2025년 기준 단거리는 28파운드(약 5만 7000원), 장거리는 216파운드(약 43만 9970원)에 이른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발리도 2024년 2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1인당 15만루피아(약 1만3000원)의 관광객세를 신설했다. 태국은 6월 20일부터 출국세를 약 50% 인상한 5만4000원 수준으로 올렸고, 대만·홍콩 등도 약 2~3만원 수준의 출국납부금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출국납부금은 호주의 9.3%, 일본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류광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 [한국관광공사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2/ned/20260622205025879yuiw.jpg)
류광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출국납부금 제도가 1997년 이후 27년간 동결되다 2024년에는 오히려 30% 인하된 것과 달리, 세계 주요국은 출국세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다”며 “올해 관광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관련 인프라와 상품 개발을 위한 재정 역시 최소 20% 이상 늘어나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기금 감소에 따른 여파는 관광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호텔업협회는 기금 축소로 인해 호텔 종사자 교육과 인력 양성 사업이 감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용종 한국호텔업협회 회장은 “호텔업은 초기 투자비가 커 정책금융 지원이 필수적인데 기금 부족으로 관련 사업이 축소되고 있다”며 인프라 강화를 위한 출국납부금 현실화를 요구했다.
특히 매출액 10억 원 이하, 근로자 10인 이하 사업체가 90%를 차지하는 영세한 관광업계 구조상, 기금을 통한 저금리 정책금융의 축소는 타격이 크다. 황준석 한국여행업협회 상근부회장은 “국민의 여행 부담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재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광기금을 통한 사업들의 성과는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대한민국 숙박 세일 페스타’는 지난해 230만 명의 신규 여행객을 지역으로 유도해 지출을 이끌어냈으며,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은 지원금 대비 9배가 넘는 경제 파급 효과를 거뒀다.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 [한국관광공사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2/ned/20260622205026148teht.jpg)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공사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재원으로 투입해 의료, 웰니스, 마이스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집중 육성하고, K-컬처를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며 “출국납부금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마케팅부터 국내 업계 지원까지 관광산업 전반을 뒷받침하는 마중물인 만큼 관광기금 재원 확충이 관광강국 도약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기금 확충과 함께 운용 방식의 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광익 한국관광학회 수석부회장은 “기금 납부자는 출국자 전체인데 수혜는 주로 사업자 융자에 집중되어 있다”며 “법률로 용도를 명확히 제한하고, 납부자에게 편익이 돌아가도록 바우처나 휴가 지원 등 간접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경수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 [한국관광공사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2/ned/20260622205026398sknn.jpg)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확보된 재원의 활용 방향으로 ▷지역관광 혁신 투자 ▷국민 여행 안전 강화 ▷관광 수용 태세 개선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경수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은 “중요한 것은 얼마를 올리느냐가 아니라 국민에게 출국납부금 인상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고 어디에 쓰이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출국납부금을 부담하는 것은 국민인 만큼, 확보된 재원의 사용 내역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관광공사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2/ned/20260622205026693ztod.jpg)
정부와 국회도 재정 위기 타개를 위한 법안 마련에 뜻을 모았다. 강동진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관은 “글로벌 관광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출국납부금 현실화를 통한 기금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렴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우리나라 관광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관광 산업의 서비스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결국 재정이 필요하다”며 “출국납부금 인하로 악화된 재정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조속히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인상 계획은 이미 구체화됐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3월,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을 통해 출국납부금을 현행 1인당 7000원에서 2만 원으로 2배 이상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계획대로 내년에 인상안이 시행되면 1997년 출국납부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첫 인상 사례가 되며, 2024년 1만 원에서 7000원으로 낮춘 지 2년 반 만에 다시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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