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홀에서 캐디 조끼 건네받은 아버지…US오픈 최고의 장면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아빠, 마지막 홀은 함께 걸어요."
17세 골프 신성 마일스 러셀이 생애 첫 US오픈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을 만들었다. 아버지의 날(Father's Day)에 자신의 아버지를 캐디로 불러 마지막 홀을 함께 걸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마일스 러셀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126회 US오픈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놀란 사람은 오히려 아버지 조 러셀이었다. 18번 홀 로프 밖에서 아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던 그는 갑자기 캐디 라몬 베스칸사로부터 캐디 조끼를 건네받았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기도 전에 로프 안으로 들어와 아들의 캐디백을 메고 마지막 홀을 함께 걷게 됐다.
마일스 러셀은 "아버지에게는 완전한 깜짝 선물이었다"며 "US오픈 출전권을 확보했을 때 스티브 위트크로프트가 먼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하지만 그때는 우선 컷 통과부터 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세계 주니어 랭킹 1위인 러셀는 1, 2라운드에서 각각 72타와 71타를 기록하며 컷 통과에 성공했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출전에서 당당히 주말 라운드까지 살아남았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이븐파 70타를 적어내며 최종합계 7오버파로 대회를 마쳤다.
러셀은 경기 전 미국골프협회(USGA)에 아버지가 마지막 홀에서 캐디 역할을 해도 되는지 문의했고 승인을 받았다. 이후 71홀 동안 함께했던 캐디 베스칸사가 조용히 물러나고 아버지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러셀은 마지막 홀에서 파를 기록했다. 성적보다 더 값진 기억이었다.
그는 "어릴 때 아버지와 정말 오랫동안 쇼트게임 연습을 했다"며 "밤이 될 때까지 다양한 샷을 연습했고, 나는 로브샷을 좋아했지만 아버지는 항상 좀 더 낮게 치라고 조언해 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정말 멋진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 기억"이라고 말했다.
러셀은 자신의 골프 인생에서 아버지가 어떤 존재냐는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짧고도 강한 답을 내놓았다.
"전부였다." 이어 "아버지는 항상 내 곁에 있었다. 아버지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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