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환율 1450~1480원대 전망…"외국인 자금이 변동성 좌우"

박수연 기자 2026. 6. 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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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경협 '하반기 환율 전망과 대응 전략' 세미나
"국제 유가, 미 통상정책 불확실성 여전, 산업별 맞춤형 대응해야"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가 22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 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국경제인협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의 수출 체력이 좋아지면서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최근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률이 향후 얼마나 높은지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국제 유가와 미국 통상정책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정부 당국의 꾸준한 환율 안정화 작업과 함께 산업별 맞춤형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2일 한국경제인협회 주최로 열린 '2026년 하반기 환율 전망과 산업별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원달러 환율은 앞으로 3개월간 1480원 안팎을 나타낸 뒤 6∼12개월 사이에는 1450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확대, 국내 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 증가, 경상수지 흑자 지속 가능성 등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뛴 가장 큰 원인으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차익 실현이 꼽힌다. 외국인 투자 자금 규모는 지난해 1조달러에서 올해 5월말 기준 1.9조달러로 약 2배 뛰었다.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20조2123억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외국인들의 한국 관련 익스포저가 2배 정도 커졌고 이들이 스팟 시장에서 꾸준히 순매도를 하면서 원화 가치에 하방 압력을 줬다"며 "통상 외국인들이 전체 포트폴리오 중 10~30%는 환헤지를 한다고 봤을 때 주식을 팔지 않더라도 이 환헤지 작업이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엄청난 경상수지가 예상되고, 수출업체, 국민연금, 개인투자자 모두 원달러 환율 안정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다만 금융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외환시장과의 미스매치가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시장에서 얼마나 빠져나가는지가 원달러 환율 시장 변동성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조경엽 씨지엘경제연구원 원장은 고환율을 달러 강세, 한미 금리차, 글로벌 자금이동 등이 중첩돼 생긴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조 원장은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저성장과 대미 투자 확대가 겹치며 환율 안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며 "대미 직접 투자로 수출기업 스스로가 달러를 미국으로 이전시키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단순한 금융 헤지를 넘어 가격·공급망을 포함한 중장기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환율 변화에 따른 영향이 업종별로 다른 만큼 기업 맞춤형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조 원장은 "수출 주도형 대기업은 현지 생산·조달 확대, 가격경쟁력 개선 효과를 활용해 글로벌 경쟁사와의 '초격차 확대'에 주력하고, 중견·중소 수출기업은 선물환·옵션 기본 헤지 등 리스크 관리를 제도화하며 수입 중간재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조달선 다변화 등 비용 충격 완화와 공급망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고환율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주요국, 특히 미국과의 통화·외교적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강태수 한경협 특임연구위원은 "향후 10년간 지속될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오히려 구조적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기업들의 투자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환율안정 노력에 동참하는 것이 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거시경제 안정과 산업계 피해 최소화를 위해 근본적인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재한 산업연구원 센터장은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전환하고, 경쟁력이 약한 분야에는 전환 지원과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수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