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는 법

정경아 기자 2026. 6. 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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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다움으로 존재하다
"우리 모두는 이미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그 삶은 비교될 필요도, 서둘러 완성될 필요도 없다"-「나다움으로 존재하다」 에필로그 중에서

존재가 가진 삶의 의미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백연 한국멘토코칭문화원 대표의 신간 「나다움으로 존재하다」는 인간을 성과와 능력, 기능과 역할로 설명해 온 세상의 시선을 내려놓고, 존재 자체의 존엄을 사유하는 사상서이다.

사회복지학 박사로서 인간 이해와 삶의 성숙, 존재 기반 코칭 등을 연구하며 교육‧강의를 이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아닌 '인간이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묻는다. 삶의 방식을 안내하기보다는 독자가 자신의 존재 방향을 자각하는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저자는 성공의 기술이나 자기계발식 처방을 내놓는 대신, 삶을 대하는 태도가 결국 한 사람을 형성하기에 우리 스스로 자신의 삶 앞에 다시 서기를 권유한다. 무엇을 선택했는가 보다 그 선택 앞에 어떤 태도로 머물렀는가가 삶의 결을 만든다는 통찰로 독자를 이끈다.

책은 6부 14장으로 촘촘하게 구성됐다. '존재와 존엄의 토대'에서 출발해 ▶나다움의 발결 ▶존엄에서 강점으로 ▶존재인식이 삶의 변화시키는 방식 ▶삶의 주체로 세워짐 ▶비극을 품고 삶을 긍정하다 등 각자의 삶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건네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하이데거, 사르트르를 두루 끌어오면서도 뇌과학의 언어까지 담아내며 저자의 사유를 현실의 삶과 이으려 한 시도가 돋보인다.

특히, 각 부와 장의 말미에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핵심 용어 및 개념 정의를 함께 수록했다. '성과가 없을 때에도 나는 남아 있는가', '내가 나의 삶을 나답게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등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도록 하는 질문을 정리한 '사유의 자리' 순서도 마련했다. 부록의 '나다움의 세 지도'는 흩어지기 쉬운 사유를 한눈에 잡아주는 친절한 설계다.

저자는 이 책을 "어떤 결론을 증명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인간으로 살아온 시간 속에서 형성된 사유의 자리를 정직하게 드러낸 기록"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비극과 상실마저 밀어내지 않고 삶의 일부로 끌어안는 통찰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성과에 떠밀리는 시대,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상기시키는 이 책은 잠시 멈춰 스스로를 바라보려는 이들에게 단단한 질문을 건넨다.

정경아 기자 jka@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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