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구형보다 높은 형 선고…이진관 부장판사는 누구

양은경 기자 2026. 6. 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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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관 부장판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선고문을 읽고 있다./뉴스1

12·3 계엄 당시 법무부 관계자들에게 수용 공간 확보를 지시하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 협조를 지시한 등의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양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5년 높은 양형이다.

이 사건을 선고한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 형사 33부이고 재판장은 이진관 부장판사이다. 그는 사법연수원 32기로, 2025년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 재직하고 있다. 형사합의부는 재판장인 부장판사와 두 명의 배석판사로 구성된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 1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중요임무 종사’ 1심 재판에서 ‘내란수괴 방조’로 기소한 검찰에게 법정형이 훨씬 높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로 공소장 변경 검토를 언급하는 등 적극적인 소송지휘를 해왔다.

그는 지난 1월 한 전 총리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했었다. 당시에도 특검은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그보다 8년 높은 형을 선고했다.

통상 검찰의 구형은 법원이 이보다 낮은 형을 선고할 것을 예상하고 선고형보다 높은 범위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이 재판부는 내란 관련 사건에서 구형보다 높은 형을 두 번이나 선고한 것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도 양형이 적정 범위를 넘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현직 판사는 “너무 심하다. 징역 25년을 쉽게 생각한 게 아니냐”고 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구형보다 무거운 것은 물론, 법무장관의 형이 국무총리의 형보다 무겁다는 점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양형에 대해 충분한 심리가 있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구형보다 높은 양형을 하려면 최소한 무죄를 다투더라도 유죄가 될 경우에 대비해 양형에 대한 심리는 했어야 한다”며 “제대로 심리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앞서 한덕수 전 총리 사건에서 기존 내란 관련 사건을 뛰어넘는 양형의 이유로 12·3 계엄이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대해 당시 한 전 총리 변호인은 “재판에서 ‘위로부터의 내란’이라는 단어조차 언급되지 않았다”고 했었다.

재판부는 22일 박 전 장관 양형 이유에서도 ‘위로부터의 내란’을 언급했다.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윤 전 대통령과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뿌리째 흔든다”며 “4시간 만에 종료된 것은 맨몸으로 국회를 지킨 국민과 국회의 신속한 해제 덕분”이라고 했다. 한 전 총리 1심 선고 당시 재판장인 이진관 부장판사가 선고 중 해당 부분을 언급하며 목이 메이기도 했는데 박 전 장관 판결에서도 거의 그대로 인용됐다.

재판부는 또한 “12·3 내란은 즉흥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고 적어도 2023년부터 준비되었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결심을 굳힌 시기를 2024년 12월 1일로 판단하며 “최소한 1년 전부터 계엄을 준비했다”는 특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재판부는 “윤석열과 그 추종세력은 내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을지연습 등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켜 실행해 보기도 하였는데, 이는 내란의 예행연습을 한 것”이라며 “이러한 점에서도 12.3 내란가담자들을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재판부가 선고한 한 전 총리 1심 판결은 2심에서 일부 무죄로 파기되고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2심 재판부는 언론사 단전·단수 이행 논의와 관련해 단전·단수를 중지시켜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부작위’와 관련, “특검이 기소하지 않은 부분이어서 ‘불고불리(不告不理)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불고불리의 원칙은 검사가 기소한 범위 내에서 판사가 심판한다는 근대 형사법의 기본 원칙이다. 한 현직 판사는 “중요 사건에서 불고불리 원칙 위반이 인정됐다는 것도 놀라웠다”며 “그만큼 재판장의 ‘유죄 욕심’이 앞선 게 아니냐”고 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이렇게 중요한 사건에서 재판장 개인의 주관적 신념에 치우친 듯한 판결이 속출하면 사법부의 재판에 대한 신뢰는 뿌리처럼 붕괴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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