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자고 수백만원 낸다”…100년 교도소도 호텔로 바꾸는 日

성윤정 기자 2026. 6. 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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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라현 나라시 소재 나라공원. AP 뉴시스

1908년 지어진 일본의 옛 교도소가 최고 수백만원대 객실을 갖춘 고급 호텔로 다시 문을 연다. 감옥과 폐교, 옛 저택까지 관광 상품으로 되살리는 이른바 ‘문화재 호텔’ 실험이 일본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기 어려워진 문화재 유지 비용을 민간 기업에 맡겨 보존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노리는 방식이다.

22일 니혼게이자이(日本経済)신문에 따르면 일본 리조트 기업 호시노(星野)리조트는 나라(奈良)현 나라시에 위치한 국가 지정 중요문화재 ‘구 나라감옥’을 개조한 고급 호텔 ‘호시노야 나라감옥’을 오는 25일 개업한다. 이 시설은 1908년 완공돼 100년 넘게 교도소와 소년형무소로 사용되다가 2017년 폐쇄됐다. 일본 정부는 국가 중요문화재 가운데 처음으로 소유권은 유지하되 운영은 민간 기업에 장기 위탁하는 방식을 도입했다.다.

배경에는 갈수록 커지는 지방 재정 부담이 있다. 일본 문화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방자치단체 지정 문화재는 약 12만2000건으로 40년 전보다 70% 늘었다. 문화재 수가 급증하면서 유지·보수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상당수 지자체가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역사적 건축물을 관광 자원으로 바꿔 수익을 창출하려는 시도도 확산하고 있다. 역사 건축물 활용 전문 기업 밸류매니지먼트는 오카야마(岡山)현 쓰야마(津山)시의 등록유형문화재 ‘구 가지무라(梶村)주택’을 비롯해 지역 내 건물 4개 동을 개조해 2027년 3월 호텔로 개장할 예정이다. 객실과 식당을 여러 건물에 나눠 배치하는 ‘분산형 호텔’ 방식을 도입해, 투숙객들이 호텔 한 채가 아니라 옛 성곽 마을 전체를 체험하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미에(三重)현 이가(伊賀)시와 에히메(愛媛)현 오즈(大洲)시에서도 옛 영주 후손들의 저택 등을 활용한 분산형 호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문화재 특성상 리모델링과 내진 보강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숙박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민간 기업들이 얼마나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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