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임직원 지급’ 예외 조항 활용하고 ‘임원’만 자사주 지급···노조 반발 “성과 독점 멈춰라”

김태희 기자 2026. 6. 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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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기아 본사 모습. 연합뉴스

기아차가 자사주 소각을 피하기 위해 ‘임직원 지급’ 예외 조항을 활용하고선 실제로는 임원에게만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임원 보상을 늘리기 위한 꼼수라고 반발하고 있다.

2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기아차는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지난 4월 1일 임원 163명을 대상으로 1인당 327주(당시 5600만원 상당) 자사주를 지급했다.

상법 341조에 따르면 회사가 자기 주식을 취득한 때에는 취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하지만, 기아차는 ‘임직원 보상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 소각 없이 보유·처분할 수 있도록 한다’라는 예외 조항을 활용했다. 하지만 실제 지급은 임원에게만 한정됐다.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임직원은 임원과 직원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기아차는 자사주를 임원에게만 지급했다”면서 “‘임직원 보상’ 범위를 ‘임원’ 전용으로 지급한 것은 현행법에 어긋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언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대의원은 “회사는 매년 창립 이래 최대 성과라고 발표하고, 임원들은 성과에 맞게 조합원 대비 수십 배의 연봉을 챙겨가고 있다”며 “그러나 종업원의 영업이익 대비 성과급 지급은 2023년 57%, 2024년 45%, 2025년 36%로 해를 거듭할수록 삭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자사주 소각 의무 원칙 위반을 시정하고 임원들과 동일하게 종업원들에게도 자사주를 지급해야 한다”며 “임원 독점 성과 보상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개정 상법상 자사주 소각 의무 원칙 위반 폭로 및 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기아차의 임원 대상 자사주 지급이 ‘주주가치 제고’라는 정부 기조도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1주당 가치가 오르기 때문에 그 이익이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효과가 있다. 기아차처럼 임원들에게 이를 지급하면 주주환원 효과가 약화하고 이익은 임원들에게만 집중된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국민연금도 이런 이유에서 기아차 주총 당시 해당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 제10조를 들어 자사주 지급에 반대했다. 해당 지침은 주주가치를 훼손하거나 기금의 이익에 반하는 안건에 대해 반대하도록 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매년 노사 협상을 통해 직원들에게는 우리사주나 자사 주식을 지급하고 있었다. 그동안 임원은 지급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자사주 지급을 활용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단건으로만 본다면 임원에게 지급한 것이지만 통틀어서 본다면 임원과 직원 모두에게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원 지급 주식은 전체 발행 주식의 0.01% 정도밖에 안돼 실질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임원들에게 주식을 지급하게 되면 임원들의 책임 경영 의지를 고취시켜 전체 주주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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