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대낮에 문닫은 스벅... “죄송해요, 역사 배워야 해요”

“오늘 3시 마감인데, 괜찮으신가요?”
22일 오후 2시부터 ‘국내 스타벅스 1호점’인 서울 서대문구 스타벅스 이대점에선 이런 직원의 안내가 계속됐다. 직원 대상 ‘역사 인식 및 사회적 감수성 교육’ 진행을 한 시간 앞두고, 직원들이 미리 매장 정리에 나선 것이다. 영업 종료 안내를 들은 손님 중 대다수는 카페를 다시 나섰다. 직원들은 오후 2시 50분쯤 모든 손님에게 “자리를 정리해달라”며 안내했고, 잠시 뒤 3시가 되자 영업을 종료하며 창문 블라인드를 내렸다. 그 후로도 10여 분 동안 손님 7명이 매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곳뿐 아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전국 모든 매장 2200여 곳에서 블라인드를 내리고 매장 직원 대상 교육에 들어갔다. 이른바 ‘5·18 탱크데이’ 논란의 후속 대책이다. 조기 영업 종료는 1999년 1호점인 이대점이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스타벅스코리아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숫자는 약 2만3000명으로, 이날 휴무자는 추후 온라인으로 영상을 시청해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단순 계산할 때 한 매장당 10명 안팎의 직원이 교육을 듣게 되는 셈이다. 직원들이 매장에 모여 본사로부터 지급받은 모니터를 통해 녹화된 교육 영상을 시청한다.
이날 직원들이 듣는 교육 영상은 지난 17일 오제연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와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가 스타벅스코리아 본사 직원들과 이마트 부문 계열사 임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강의를 녹화한 것이다. 각 영상 길이는 50분 안팎이다. 오 교수는 ‘기업이 가져야 할 올바른 역사 인식’이란 제목의 강연에서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거나 왜곡하고 부정하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구 교수는 ‘사회적 감수성과 윤리 기준’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사회적 감수성은 선의나 착한 마음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라며 “사회를 읽는 능력이기에 공부와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교육을 앞두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엔 “잘못은 본사가 했는데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를 위해 매장 직원들을 교육한다”는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의 불만이 올라왔다. 일부 매장에선 혼선도 있었다. 서울의 한 매장에선 오후 3시 영업 종료를 앞두고 직원들 사이에서 “3시까지 정리를 다 해야 하는 거냐” “교육 전에 정리 끝내기 빠듯할 것 같다”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이마트 부문의 다른 계열사 직원들은 7월 1일부터 2주에 걸쳐 온라인 이러닝 교육을 통해 같은 교육을 수강하게 된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오는 24일 예정된 사장단 회의에 앞서 계열사 대표들과 같은 교육 영상을 시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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