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목동 재건축… 신탁 vs 조합 ‘진검승부’ 시험대

박순원 2026. 6. 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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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재건축 단지 전경 [양천구 제공]


사업비 30조원 서울 양천구 목동 재건축이 부동산 신탁사들의 재건축 수행 실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목동 14개 단지 가운데 8곳이 신탁방식의 재건축을 진행하면서, 같은 생활권 안에서 조합 추진 방식과 성과를 직접 비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목동 재건축을 통해 신탁사별 정비사업 수행 역량과 신탁방식 경쟁력이 본격 검증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우리자산신탁, 하나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총 6개 신탁사는 목동 재건축 사업에서 사업시행자 권한을 위탁받아 재건축을 수행하고 있다.

단지별로는 우리자산신탁이 1단지, 하나자산신탁 2·5단지, 한국자산신탁 9·11단지, 한국토지신탁 10단지, 대신자산신탁 13단지, KB부동산신탁이 14단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 신탁사는 공사비 검증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 등으로 건설 원자재 가격이 올라 공사비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는데, 이를 검증해 비용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봐서다.

설계면에서도 전문성을 내세우고 있다. 목동은 빠른 재건축을 위해 현행 설계 상당수가 비선호 배치인 북향 위주인 상황이다. 업계에선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중대한 설계 변경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문 인력을 활용해 최적의 설계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신탁사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 신탁사 한 관계자는 "조합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지만 신탁방식은 전문가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어 비용과 일정 관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목동은 또 대규모 이주가 예정된 곳이어서 사업 진행 속도가 특히 중요한 역량으로 꼽힌다. 목동 재건축은 현행 2만6000여가구를 헐고 총 5만가구 규모의 신축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하지만 이들 단지가 동시에 재건축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 지자체에는 정비구역 지정 총량제가 있어 사업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 특정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멸실 주택이 늘면 인근 전월세 가격 급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정비사업은 주택공급 수단이기도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철거를 해야 해 5년 이상 주택 수를 줄이게 된다.

신탁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역량을 발휘해 조합방식 단지보다 재건축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목동 재건축이 신탁사간 정비사업 역량 차이를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동에서 신탁방식 재건축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정비사업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조합방식과 차별화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확산세가 꺾일 수 있어서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목동에서 신탁방식 재건축이 확실한 성과를 낸다면 신탁방식은 향후 다른 지역으로 크게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조합방식 사업장과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면 한계가 드러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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