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선 내가 왕이야"...리버풀서 '계륵' 취급 받던 살라, 조국의 월드컵 첫 승 이끌다

황혜성 2026. 6. 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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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전 3-1 역전승, 이집트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
모하메드 살라 1골 1도움 맹활약
출처:연합뉴스 / 골세리머니하는 모하메드 살라

(MHN 황혜성 기자) 모하메드 살라는 역시 이집트의 왕이었다. 클럽에서는 예전만큼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며 '계륵' 취급을 받았지만, 이집트의 살라는 달랐다.

이집트는 22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뉴질랜드를 3-1로 꺾었다. 이집트는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후반 살라를 중심으로 공격이 폭발하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집트는 전반 15분 뉴질랜드 핀 서먼에게 헤더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전반을 0-1로 마친 이집트는 후반 들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반격의 시작은 후반 14분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모하메드 하니가 올린 크로스를 모스타파 지코가 문전에서 헤더로 마무리하며 1-1 균형을 맞췄다.

분위기를 바꾼 이집트는 후반 22분 역전에 성공했다. 살라는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동료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특유의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살라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왼발 슈팅이 월드컵 무대에서 터졌다.

쐐기골도 살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37분 살라가 처리한 코너킥을 마흐무드 트레제게가 머리로 마무리하며 이집트의 3-1 승리를 완성했다. 살라는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 승리로 이집트는 1승 1무, 승점 4점을 기록하며 G조 선두로 올라섰다. 이란과 벨기에는 나란히 승점 2점, 뉴질랜드는 승점 1점에 머물렀다. 이집트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이란을 상대한다. 32강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승리였다. 이집트는 뉴질랜드전 승리로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기록했다. 그 중심에는 주장 살라가 있었다. 이번 대회 두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히 대표팀의 절대적인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출처:연합뉴스 / 득점을 합작한 무스타파 지코(왼쪽)와 무함마드 살라흐

경기 후 살라도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모든 선수들에게 위대한 성과다. 훌륭한 승리였고,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다음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살라는 더 큰 목표를 바라봤다. 그는 “우리는 역사를 만들 수 있고, 조 1위로 다음 라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 시간이 흘러도 이번 성과는 우리의 최고의 업적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며 “오늘과 내일은 이 순간을 즐기고, 이후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많은 이집트 팬들이 몰려들어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살라는 “관중석이 모두 붉은색으로 물든 걸 보니 마치 이집트에서 경기하는 것 같았다. 모두가 행복하고 들떠 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훌륭한 분위기였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집트 감독 호삼 하산 감독도 같은 감정을 드러냈다. 하산 감독은 “내 감정은 이집트 국민들과 같다. 나 역시 그들 중 한 명”이라며 “현장에 온 팬들과 이집트에서 밤을 새워 지켜본 팬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장이 마치 이집트 같았다. 팬들이 우리가 이집트에서 뛰는 것처럼 느끼게 해줬고, 나는 선수들에게 ‘우리는 이집트에서 뛰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상대도 살라의 존재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뉴질랜드 주장 크리스 우드는 “이집트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한 선수만 막는 데 집중할 수는 없다”면서도 “살라는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이고, 오늘 그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대런 베이즐리 감독 역시 살라의 득점 장면을 언급했다. 그는 “살라가 왼발로 안쪽으로 접어 들어가 득점하는 장면은 내가 10년 동안 봐온 모습”이라며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상대 선수들을 잘 막았다고 생각하지만, 이집트는 후반에 템포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살라는 오랜 시간 리버풀에서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군림했다. 다만 최근에는 예전만큼의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팀 내 입지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집트 대표팀에서 살라는 여전히 절대적인 존재다. 중요한 순간 득점하고, 팬들을 하나로 묶는 이집트 축구의 상징적인 선수다.

이집트의 역사적인 첫 승을 이끈 ‘파라오’ 살라는 이제 월드컵 무대에서 더 높은 곳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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