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드러누워 막을걸 후회…증권사 배만 불려”
기업의 사내주택대출 “공익 위해 규제 필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해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도입을)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로 지난달 출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정책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상품이 적절한 것인지 출시할 때부터 의문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대했던 효과는 별로 많지 않았던 것 같고 부작용이 커져 정부에서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지난해 원·달러 고환율에 대응해 서학개미의 해외증시 투자수요를 국내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기획됐고, 지난달 27일 출시했다. 하지만 단기간 급등락을 거듭하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 18일 이 상품들에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이 원장은 “도박판에서 ‘뽀찌’ 뜯는 사람이 돈을 많이 버는 모양새가 될까 (걱정이다)”라며 “극심한 회전율에 투자자는 실익이 없고 증권사 배를 불리는 결과만 초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상장 과정에서 한국 배정 물량이 ‘0주’가 된 사태와 관련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며 관련 경위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 인수단으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이 배정받을 물량은 231만여주로 예상됐으나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 과정에서 공모주 물량을 전량 삭감하면서 청약에 참여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빈손으로 퇴장해야 했다.
이 원장은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대상인) 전문 투자자 등록 절차가 적정했는지 중점적으로 검사하고 있다”며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검사하고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논란이 된 기업의 사내주택대출에 대해선 “공익을 위해 일정 부분 규제가 필요하다”며 “다만 금융위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택자금 최대 5억원을 연 1.5% 금리로 빌려주는 사내 대출 제도를 도입했고, SK하이닉스는 최대 1억원을 연 1.5%로 빌려주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원장은 “기업 복지의 영역을 금융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스템에 연계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다”며 “기업이 전용 면적과 규제 지역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부분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중앙그룹 부도 사태에 대해선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등이 적절하게 발행됐는지 점검을 시작했고 필요하면 검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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