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볼 성능 제한·투 트랙 대회 운영, 혁신적 묘책일까 [박민영의 골프홀릭]
PGA 대회 이분화 계획에 매킬로이 “과거 방식 좋았다”

‘Oldies but goodies.’
옛것이 더 낫다는 뜻이다. 요즘 골프계의 뜨거운 두 가지 이슈를 보면 ‘구관이 명관’이라고 곧잘 번역되는 이 말이 떠오른다. 골프볼 성능 규제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투(2) 트랙 대회 분류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다.
골프볼 비거리 성능 규제 시행 계획
골프볼 성능 규제를 의미하는 롤백(role back)은 골프대회에서 쓰는 골프볼의 비거리 성능을 더 늘리지 못하거나 줄이게 하는 장비규칙 제정 시도다. 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R&A는 최근 공동 성명을 내고 “골프볼 비거리 제한 시행을 2030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헤드스피드 125마일, 발사각 11도의 드라이버 타격 때 볼의 비행거리가 317야드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제 조항을 이미 만들었으며, 2028년부터 프로 대회에서는 새 규정을 시행(아마추어는 2030년부터 순차적 도입)할 계획이었다.

취지는 좋았다. 코스 길이를 늘리는 데 따르는 자연 훼손을 막고, 골프게임의 본질이 장타 경쟁으로 바뀌는 것을 경계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볼을 쓰는 선수들과 새 규정에 맞춘 볼을 만들어야 하는 제조업체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시행을 늦췄다. 마이크 완 USGA 최고경영자는 “우리가 추진했던 변화가 실제 비거리 변화를 끌어내기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있었다.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도 혼란은 적은 아이디어들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PGA 투어 대회 투 트랙 분류 방안
2028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있는 PGA 투어의 투 트랙 계획 역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투 트랙이란 한 시즌에 열리는 대회를 상하위로 분류하는 것이다. 트랙 1은 메이저 대회와 플레이오프를 포함한 23개의 상위 대회로, 참가 선수 수는 최대 120명이다. 트랙 2는 20개 대회로 참가 선수 수는 140명이다. 상금 규모가 큰 대회가 트랙 1, 평범한 상금의 대회가 트랙 2에 속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따라 어떤 대회가 트랙 1 대회로 지정돼 정상급 선수들을 끌어모으게 될지, 어떤 대회가 관심이 덜할 수밖에 없는 트랙 2 대회로 지정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시도, 골프게임에 꼭 유익할까
샷 거리 증대가 골프를 장타력 경쟁의 게임으로 흐를 수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볼 성능 제한이 게임의 본질을 흔들지는 않을까. 목동들이 나무막대기로 돌멩이를 치던 그 옛날부터 골프는 샷 거리를 늘리려는 노력과 함께 발전해 왔다. 장쾌한 드라이버 샷으로 코스를 정복하는 모습, 반대로 단타자가 정교함으로 장타자를 꺾는 모습은 골프의 본질이며 백미다. 페어웨이의 경도를 낮춰 착지 후 볼이 굴러가는 거리를 줄이거나 그린의 경도와 굴곡을 높이는 것처럼 볼 성능 제한과 코스 연장 이외에 난도를 올릴 다른 방법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캐머런 영이 성능 테스트를 통과한 볼을 사용해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는 사실도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투 트랙의 경우, 사실상 A급 대회와 B급 대회로 나누겠다는 의미다. 트랙 1 대회를 늘려 스타들이 대거 출전하는 대회를 최소 23개 확보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트랙 2 대회의 위상이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는 US 오픈 기자회견에서 “트랙 2 대회는 2부(콘페리) 투어 대회를 좀 더 고급스럽게 만든 것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PGA 투어가 (막대한 상금을 내건) LIV 골프와 비슷한 방식으로 조정하고 있는데, 이제 LIV가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시행 계획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매킬로이는 덧붙였다. “재밌는 건, 최근의 (투 트랙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LIV 골프가 등장하기 전의 PGA 투어 방식이 사실 꽤 좋았다는 걸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예전 방식이 나쁘지 않았고 모든 게 잘 돌아갔다.”
발전을 위한 시도와 혁신은 분명히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변화에 관한 사안이라면 혼란과 퇴보의 가능성은 없는지 신중하고 정밀하게 검토하고 연구해야 한다. ‘Oldies but goodies’라는 말도 음미할 만하다.

박민영 선임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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