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볼 성능 제한·투 트랙 대회 운영, 혁신적 묘책일까 [박민영의 골프홀릭]

박민영 선임기자 2026. 6. 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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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GA, ‘롤백’ 시행 2030년으로 연기하며 재검토 방침
PGA 대회 이분화 계획에 매킬로이 “과거 방식 좋았다”
로리 매킬로이가 22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US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Oldies but goodies.’

옛것이 더 낫다는 뜻이다. 요즘 골프계의 뜨거운 두 가지 이슈를 보면 ‘구관이 명관’이라고 곧잘 번역되는 이 말이 떠오른다. 골프볼 성능 규제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투(2) 트랙 대회 분류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다.

골프볼 비거리 성능 규제 시행 계획

골프볼 성능 규제를 의미하는 롤백(role back)은 골프대회에서 쓰는 골프볼의 비거리 성능을 더 늘리지 못하거나 줄이게 하는 장비규칙 제정 시도다. 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R&A는 최근 공동 성명을 내고 “골프볼 비거리 제한 시행을 2030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헤드스피드 125마일, 발사각 11도의 드라이버 타격 때 볼의 비행거리가 317야드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제 조항을 이미 만들었으며, 2028년부터 프로 대회에서는 새 규정을 시행(아마추어는 2030년부터 순차적 도입)할 계획이었다.

US 오픈 개막에 앞서 기자회견하는 마이크 완(오른쪽) USGA CEO와 케빈 해머 USGA 회장. AFP연합뉴스

취지는 좋았다. 코스 길이를 늘리는 데 따르는 자연 훼손을 막고, 골프게임의 본질이 장타 경쟁으로 바뀌는 것을 경계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볼을 쓰는 선수들과 새 규정에 맞춘 볼을 만들어야 하는 제조업체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시행을 늦췄다. 마이크 완 USGA 최고경영자는 “우리가 추진했던 변화가 실제 비거리 변화를 끌어내기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있었다.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도 혼란은 적은 아이디어들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PGA 투어 대회 투 트랙 분류 방안

2028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있는 PGA 투어의 투 트랙 계획 역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투 트랙이란 한 시즌에 열리는 대회를 상하위로 분류하는 것이다. 트랙 1은 메이저 대회와 플레이오프를 포함한 23개의 상위 대회로, 참가 선수 수는 최대 120명이다. 트랙 2는 20개 대회로 참가 선수 수는 140명이다. 상금 규모가 큰 대회가 트랙 1, 평범한 상금의 대회가 트랙 2에 속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따라 어떤 대회가 트랙 1 대회로 지정돼 정상급 선수들을 끌어모으게 될지, 어떤 대회가 관심이 덜할 수밖에 없는 트랙 2 대회로 지정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시도, 골프게임에 꼭 유익할까

샷 거리 증대가 골프를 장타력 경쟁의 게임으로 흐를 수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볼 성능 제한이 게임의 본질을 흔들지는 않을까. 목동들이 나무막대기로 돌멩이를 치던 그 옛날부터 골프는 샷 거리를 늘리려는 노력과 함께 발전해 왔다. 장쾌한 드라이버 샷으로 코스를 정복하는 모습, 반대로 단타자가 정교함으로 장타자를 꺾는 모습은 골프의 본질이며 백미다. 페어웨이의 경도를 낮춰 착지 후 볼이 굴러가는 거리를 줄이거나 그린의 경도와 굴곡을 높이는 것처럼 볼 성능 제한과 코스 연장 이외에 난도를 올릴 다른 방법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캐머런 영이 성능 테스트를 통과한 볼을 사용해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는 사실도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US 오픈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견해 밝히는 매킬로이. AFP연합뉴스

투 트랙의 경우, 사실상 A급 대회와 B급 대회로 나누겠다는 의미다. 트랙 1 대회를 늘려 스타들이 대거 출전하는 대회를 최소 23개 확보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트랙 2 대회의 위상이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는 US 오픈 기자회견에서 “트랙 2 대회는 2부(콘페리) 투어 대회를 좀 더 고급스럽게 만든 것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PGA 투어가 (막대한 상금을 내건) LIV 골프와 비슷한 방식으로 조정하고 있는데, 이제 LIV가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시행 계획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매킬로이는 덧붙였다. “재밌는 건, 최근의 (투 트랙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LIV 골프가 등장하기 전의 PGA 투어 방식이 사실 꽤 좋았다는 걸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예전 방식이 나쁘지 않았고 모든 게 잘 돌아갔다.”

발전을 위한 시도와 혁신은 분명히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변화에 관한 사안이라면 혼란과 퇴보의 가능성은 없는지 신중하고 정밀하게 검토하고 연구해야 한다. ‘Oldies but goodies’라는 말도 음미할 만하다.

너무 재미있어 쉽게 중독되는 것이 골프의 거의 유일한 단점이라고 합니다. 치는 골프, 보는 골프와는 또 다른 ‘읽는 골프’의 즐거움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박민영 선임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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