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엘, 보스턴다이내믹스 후속 로봇 부품 수주

구민수 2026. 6. 2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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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서 로보틱스 사업 확대 공개
BMW·Mini 헤드램프 추가 수주도 확보
2022년 CES 무대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4족보행 로봇

대구 대표 자동차부품기업 에스엘이 현대차그룹 계열 글로벌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 중인 4족보행 로봇 후속 모델의 부품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램프를 주력으로 성장해 온 에스엘이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실제 수주 성과를 확보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부품사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22일 에스엘의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에스엘은 보스턴다이내믹스 4족보행 로봇 '스팟(SPOT)'의 레그 어셈블리 기술을 기반으로 후속 모델인 '오디(ODIE)'의 바디 패널 수주에 성공했다. 특히 공개 자료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 후속 모델명이 '오디(ODIE)'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 오디는 미국 만화 '가필드'에 등장하는 반려견 캐릭터와 같은 이름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로보틱스 분야의 수주 성과는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관련 프로젝트에서도 확인됐다. 에스엘은 현대차 로보틱스랩의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와 관련해 라이다 센서와 배터리팩 조립체(BPA)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로봇 완성품 조립(OEM 제조) 수주도 확보했다. 보고서는 해당 제품의 양산이 곧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스엘은 그동안 차량용 램프, 전동화 부품, 미러, 전장 부품 등을 중심으로 현대차·기아 등 국내외 완성차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맞춰 로봇 비즈니스 등 신규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사의 로보틱스 진출은 최근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환과 맞물려 자연스러운 확장 흐름으로 평가된다. 로봇은 구동계와 전력변환 장치, 센서, 제어기, 경량 부품 등 자동차부품 산업과 맞닿은 기술 요소가 많다. 특히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넘어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목적기반차량(PBV)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면서 기존 부품사들도 차량 중심 공급망을 넘어 새로운 모빌리티 부품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에스엘은 기존 주력 사업인 자동차 조명 분야에서도 해외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에스엘은 지난해 BMW와 미니의 주요 신차·부분변경 모델용 헤드램프 공급 프로젝트를 추가로 따냈다. 보고서는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시장에서 추가 수주를 확보한 데 대해 세계적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연구개발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스엘의 R&D 투자는 2023년 1천713억9천400만원에서 2024년 2천170억400만원, 지난해 2천508억2천100만원으로 늘었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도 2023년 3.5%, 2024년 4.4%, 지난해 4.8%로 상승했다.

이성엽 에스엘 대표이사는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 전환, 기술 혁신, 그리고 공급망 안정성 확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새로운 경쟁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기업에게 단순한 대응을 넘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과 장기적인 전략적 관점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에스엘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경영의 초점을 두고 있다"며 "고객 밀착 역량과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양손잡이 조직'으로 진화하고, 누구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