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분열에 맞선 AI 안전론자”… 트럼프 압박 속에서도 협력 외쳤다

이규화 2026. 6. 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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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매체 테크크런치 “누를수록 앤트로픽 더 커진다”
외국 AI 접근 제한에 아모데이 ‘나야말로 안전론자’
G7 비바테크 행사서 “분열에 맞서 협력해야” 강조
오픈AI 부사장 시절부터 초거대 AI 위험성 경고해와
“안전을 위해서라도 민주주의 국가끼리는 함께 가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연합뉴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사진) 최고경영자(CEO)가 올 들어 강도를 높여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잇따른 압박 속에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여 화제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 간 AI 협력”을 강조하며 정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가 첨단 AI 모델에 대한 해외 접근을 제한하고 앤트로픽을 사실상 ‘요주의 기업’으로 관리하는 가운데서도 기술 주권보다 국제 공조를 앞세우는 행보다.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을 단속하면 누가 이익을 얻는가’라는 기사에서 역설적으로 정부의 압박이 오히려 앤트로픽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인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한 외국 기관 및 개인의 접근을 제한하면서 AI 업계에서는 기술 패권과 안보가 정면 충돌하는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최 중심에 아모데이 CEO가 있다.

그는 지난 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선진 7개국 정상회의(G7) 연계 행사인 ‘비바테크’(VivaTech)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에게 “분열의 유혹에 저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모데이는 “AI가 악의적 행위자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노력에는 공감하지만, 그 목표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함께 협력할 때만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정책에 대한 사실상의 우회 비판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첨단 AI 모델이 해외로 확산될 경우 사이버 공격이나 생화학 무기 개발에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일부 고성능 모델에 대해 해외 접속 제한 조치를 시행했고, 앤트로픽의 핵심 모델도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아모데이는 오래전부터 ‘AI 안전론자’로 알려져 왔다. 그야말로 미국 정부가 안전을 내세우기 전에 AI 안전을 우려했던 인물이다. 그는 오픈AI 연구부문 부사장 시절부터 초거대 AI가 인류에 가져올 위험성을 경고해 왔다. 2021년 회사를 떠나 앤트로픽을 설립한 배경 역시 “강력한 AI를 안전하게 개발하기 위해서였다”고 여러 차례 밝혀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아모데이는 AI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정부 규제에는 찬성하지만, 특정 국가나 기업을 배제하는 형태의 기술 봉쇄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여러 인터뷰에서 “AI 경쟁은 현실이지만 민주주의 국가 간 기술협력 망이 무너질 경우 중국뿐 아니라 사이버 범죄 세력과 생물학적 위협에 대응하는 능력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미토스5와 페이블5 문제에서도 아모데이는 공개 충돌보다 설득과 협상을 택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미 정부와 비공개 협의를 지속하며 보안 검증 체계와 사용 제한 장치, 위험 평가 절차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개방’과 ‘국가안보’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겠다는 것이다.

아모데이의 이러한 태도는 단순한 사업적 이해관계를 넘어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AI를 핵무기 이후 가장 강력한 기술 혁신으로 규정하면서도 “민주주의 국가들이 공동의 안전 기준을 만들지 못하면 결국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경고해 왔다.

실제로 G7 행사에서도 아모데이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와 함께 AI 기반 사이버 안보 및 생물학적 위험에 대한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미국의 일방적 접근 제한이 동맹국들의 기술 주권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미국이 언제든 스위치를 끌 수 있다는 인식은 미국 기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들어 각국 정부와의 협력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한국은 아모데이가 주목하는 핵심 파트너 중 하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국 정부의 외국 접근 제한 조치가 나온 후 지난 18일 앤트로픽과 AI 안전성 및 사이버보안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난 2월 아모데이와 만나 논의한 협력의 후속 조치다. 협약식에 참석한 크리스 차우리 앤트로픽 글로벌 총괄은 “미 정부 관계자들에게 적극 설명하고 있으며 미토스5와 페이블5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아모데이는 맞대결보다 협력, 봉쇄보다 신뢰 구축을 선택하고 있다. AI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시대에 그가 내세우는 메시지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민주주의 국가끼리는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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