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왕좌’ 교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제치고 ‘대장주’ 등극

연선옥 기자 2026. 6. 2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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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시가총액 사상 처음 1위

전 세계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우리 증시의 지형도도 변화시켰다. 국내 증시에서 지난 27년 동안 대장주(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킨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왕위’를 넘겨준 것이다.

22일 장중 SK하이닉스의 시총이 사상 처음 삼성전자 시총을 뛰어넘었다.이날 오후 12시 40분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90조원으로 2088조원인 삼성전자를 넘어 시총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 주가는 6% 상승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소폭 상승세에 그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 대장주 자리를 내준 것은 지난 1999년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사옥(왼쪽)과 SK하이닉스 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굳건하게 유지해 온 시총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폭발적인 AI 산업 성장과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AI 투자붐으로 세계 반도체 수요가 대폭 늘어난 가운데 반도체 판매 가격도 껑충 뛰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익도 크게 늘었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 스마트폰, 가전 등 여러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을 가장 먼저 개발해 엔비디아에 공급하면서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경쟁사를 제치고 시장을 선도해 왔다.

덕분에 반도체 초호황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폭이 삼성전자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 1년 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약 480% 상승한 사이, SK하이닉스 주가는 920% 넘게 폭등했다. 지난해 6월 187조원 규모이던 SK하이닉스의 시총은 1년 사이 2000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그래픽=손민균

게다가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미국 증시에 예탁증서(ADR)를 상장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미국 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태다.

SK하이닉스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지만 전문가들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AI 에이전트 시장이 클라우드 중심에서 PC, 모바일 등 엣지 디바이스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HBM·서버 D램·기업용 SSD 등 메모리 수요 전반이 가속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주가가 38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2분기 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5배 증가한 69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영업이익률이 77.2%로 전 세계 1위를 달성하는 어닝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새로 대장주에 등극해 1999년 이후 이어진 삼성전자의 독주를 깨면서 두 상장사의 시총 경쟁은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HBM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고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도 회복하고 있어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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