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예산 매년 5.5% 늘어…‘수술’ 못하면 2035년엔 44.4조
하위 30%에 월 5만원씩 더줘도
지급대상 줄이면 10년간 21조↓
나이 68세로 상향땐 53조 절감
80%에 지급땐 47.1조 추가 소요
부부감액 폐지시 34.6조 더 들어

소득 하위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더 많이 지급하는 대신 전체 수급 노인 범위를 줄이면 전체 재정 소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초연금 제도를 수술하지 않고 이대로 둘 경우 2035년 연간 재정소요는 44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노인 지원 사업의 재정전망과 기초연금 시나리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하위 30% 이하 노인에게 현재 약 35만 원인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최대 지급액)을 월 40만 원으로 5만원 가량 올리되 전체 지급 대상을 현행 소득 하위 70%에서 60%로 줄이면 향후 10년간 재정 부담이 21조 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5년 기준 재정수요 역시 현행 44조4000억 원에서 41조6000억 원으로 2조8000억 원 줄어들게 된다.
반면 소득 하위 30% 이하 기준연금액을 40만 원으로 올리고 지급 대상은 현행 70%를 유지하면 향후 10년간 23조 9000억 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했다. 급여 인상보다 수급 대상 선정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지급 대상을 넓히는 방안은 재정 부담을 크게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처는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2027년부터 노인의 소득 하위 80%로 확대할 경우 향후 10년간 47조 1000억 원의 추가 재정소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제도 개편 없이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 기초연금 재정은 올해 27조 5000억 원에서 2035년 44조 4000억 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평균 증가율은 5.5%다. 2026년 기준 평균 국고보조율을 적용하면 같은 기간 국비 소요도 23조 3000억 원에서 37조 5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재정 절감 측면에서는 수급 연령 자체를 높이는 것이 가장 효과가 컸다. 예정처는 기초연금 수급 연령을 68세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올릴 경우 10년간 현행 유지 대비 53조 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부부감액도 기초연금 개편의 핵심 변수다. 현행 기초연금은 부부가 모두 수급자인 경우 각각의 연금액을 20% 감액한다. 정부는 이를 곧바로 전면 폐지하기보다는 저소득층부터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소득 하위 40% 노인 부부를 대상으로 현행 20%인 감액률을 2027년 15%, 2030년 10%로 낮추는 방안을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예정처는 부부감액을 전면 폐지할 경우의 재정 영향도 별도로 분석했다. 현행 제도 기준으로 부부감액을 폐지하면 10년간 34조 6000억 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80%로 확대하면서 부부감액까지 폐지하면 추가 재정소요는 86조 6000억 원까지 커진다.
다만 같은 부부감액 폐지라도 지급 대상 조정 여부에 따라 재정 부담은 크게 달라진다. 소득 하위 30% 이하 기준연금액을 40만 원으로 올리고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60%로 줄이는 하후상박 시나리오에 부부감액 폐지를 더하면 10년간 추가 재정소요는 2조 1000억 원에 그친다. 대상 축소에 따른 절감 효과가 부부감액 폐지 비용을 상당 부분 상쇄하는 구조다.
같은 시나리오에서 국민연금 수급액이 일정 수준을 넘는 기초연금 수급자의 연금액을 깎는 국민연금 연계 감액을 폐지하면 8조 90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붙지만, 대상 축소에 따른 절감 효과가 더 커 전체로는 10년간 12조 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남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전체 노인 지원 재정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예정처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인 지원 사업 재정은 2016년 15조 4500억 원에서 2025년 41조 52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전망 방식에 따라 2035년에는 74조 8000억~79조 2000억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소득보장 분야가 여전히 전체 노인 지원 재정의 60% 안팎을 차지하는 가운데 돌봄과 경제활동 지원 재정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김병훈 기자 co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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