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에다 설사 환자, 왜 이 시기에 부쩍 많아질까?

윤성철 2026. 6. 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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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감기에서 5월 장염으로…계절 변화 따라 ‘환자 질환 지도’까지 변해
장마철을 전후해서는 장염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부쩍 많다. 이럴 땐 냉장고에 보관했던 음식들도 안심해선 안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요즘 병원을 찾는 환자들 사이에서 가장 흔한 호소는 감기가 아니다. 오히려 배탈이 많다. 복통과 설사, 장염 증상이 유독 늘어나는 시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4월엔 감기, 5월엔 장염…환자 구조가 바뀐다

외래 환자 데이터를 봐도 지금처럼 계절이 바뀌는 시기엔 호흡기 질환이 줄어드는 대신 소화기 질환이 빠르게 증가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실제 부산의 한 종합병원 외래 초진 환자 분석에 따르면, 4월에는 상기도 감염(감기 등) 190명, 하기도 감염 171명 등 호흡기 질환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5월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복통·설사·장염 등 소화기 증상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가 719명으로 급증하며 전체 진료 흐름의 중심이 이동한 것이다.

6월 장마철 전후해선 이런 변화 흐름이 더 뚜렷해진다. 의료진은 이를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계절 변화에 따른 질환 구조의 전환"으로 해석한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환자 질환 양상이 뚜렷하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복통, 설사가 늘어나는 핵심 이유는 '기온과 습도'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지목하는 원인은 기온 상승이다. 기온이 20~30도 수준으로 올라가고 습도가 높아지면,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된다.

대표적인 원인균은 대장균, 살모넬라, 캠필로박터 등. 이들 병원성 세균은 음식이나 물을 통해 쉽게 감염될 수 있는 수인성매개 또는 식품매개 감염병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장마철처럼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음식물 부패 속도가 빨라지고, 냉장 보관된 식품이라도 세균 증식을 완전히 막기 어렵다. 결국 "조금 상한 음식"이 아니라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음식"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시기라는 얘기다.

계절 변화가 면역에도 영향 준다

단순히 음식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환자 증가에는 계절 변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도 함께 작용한다.

일교차가 커지는 시기에는 신체 적응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면역 기능이 흔들릴 수 있고, 이로 인해 장내 감염에 더 쉽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음식 + 환경 + 면역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복통·설사 환자가 증가하는 구조다.

"냉장고 음식도 안심 못 한다"는 이유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은 이 시기 가장 위험한 착각으로 '냉장 보관 = 안전'을 꼽는다. 세균은 낮은 온도에서 증식 속도가 느려질 뿐 완전히 멈추지 않기 때문. 특히 조리 후 시간이 지난 음식, 실온에 잠시라도 방치된 음식은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다.

부산 온병원 황종호 과장(소화기내과)은 "5월 들어 복통과 설사 증상으로 고통받는 이가 늘어나는 것은 미세하게 부패한 음식을 섭취했거나, 계절 변화로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었기 때문"이라며 "장마철에는 온도에다 습도까지 높아 세균 번식이 빨라지므로 냉장고 음식일지라도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특히 ▲장시간 보관한 도시락이나 배달음식 ▲실온에서 해동했다가 다시 보관한 음식 ▲한번 익혔다가 다시 보관한 음식 등은 더 위험하다.

여름철 복통과 설사, 단순 장염으로 끝나지 않는다

복통과 설사는 흔한 증상이지만, 방치할 경우 탈수나 전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고령층이나 기저질환 환자는 증상 악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여름철에는 야외 활동 증가로 인해 손상된 피부나 작은 상처를 통한 2차 감염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이런 경우 단순 소화기 문제를 넘어 전신 건강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

"지금 시기, 가장 중요한 건 손 씻기와 음식 관리"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예방 수칙은 의외로 복잡하지 않다. 핵심은 생활 습관이다.

지금처럼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면서 세균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에선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기부터 시작해 ▲조리 도구는 구분해 사용하기 ▲손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씻기 ▲실내는 적정 습도 유지하기까지 몇 가지 기본 수칙만 잘 지켜도 상당수 식중독 질환은 예방 가능하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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