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려면 딱 ‘주 2시간’ 근력운동…더 할 필요도 없다

곽노필 기자 2026. 6. 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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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하버드대 30년 추적조사
암 예방엔 근력운동 주 1시간 충분
일주일에 90분에서 120분 정도 근력 운동을 하면 사망 위험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권하는 운동 기준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중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주당 150~300분 하거나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주당 75~150분 하는 것이다. 중강도 유산소 운동은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는 어려운 정도, 고강도 유산소 운동은 몇마디 말은 가능하지만 긴 대화는 어려운 정도를 말한다. 예컨대 빠르게 걷기나 조깅은 중강도 운동, 달리기는 고강도 운동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주 2회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그러나 구체적인 근력 운동량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 공백을 메꿔줄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운동 많이 할수록 다 좋은 건 아니었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진은 주로 미국의 중노년층 14만7000명을 대상으로 최대 30년간 장기 추적 조사한 결과, 일주일에 90~120분 정도 근력 운동을 하면 사망 위험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보다 더 오래 운동을 한다고 해서, 사망 위험과 관련한 효과가 더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흔히 운동은 많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효과에서는 일종의 한계점이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운동 습관을 2년마다 반복 조사한 뒤 10년 기간의 평균값을 계산했다.

출처 doi:10.1136/bjsports-2025-110503

심혈관보다 신경계 질환 예방 효과 더 커

조사 결과, 일주일에 90~119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 팔굽혀펴기, 스쿼트 등의 근력 운동을 한 사람들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약 13% 감소했다. 유산소 운동이나 식습관 등 다른 요인을 제외해도 마찬가지였다.

예방 효과는 질환별로 다소 차이가 났다. ‘일주일 2시간’의 지침을 지킨 이들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9% 줄었고, 치매를 포함한 신경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무려 2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운동 시간이 주 2시간(120분)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사망 위험 감소 곡선이 평평해졌다. 3시간, 4시간씩 운동해도 건강 위험 측면에선 더 이상 이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암으로부터 당신을 지키는 1시간 가벼운 근력운동

가장 특이한 현상은 암에서 나타났다.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일주일에 1시간 미만으로 가볍게 근력 운동을 할 때만 예방 효과가 나타났고, 오히려 운동량이 그 이상으로 늘어나면 효과가 사라졌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연구진은 암의 경우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IGF-1) 호르몬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근육 성장을 돕는 이 호르몬은 운동을 많이 할수록 분비량이 늘어난다. 그런데 혈중 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의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너무 심한 근력 운동은 암 예방 측면에서는 운동에서 얻는 건강 이점을 상쇄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심혈관 질환의 경우엔 동맥 경직도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동맥 경직이란 혈관 벽이 탄력을 잃고 뻣뻣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장시간 근력 운동이 일시적으로 동맥 경직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근력 운동은 유산소 운동에 보태지는 덤과 같은 효과다. 픽사베이

유산소 운동에 보태지는 덤과 같은 효과

연구진은 그러나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여전히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라고 밝혔다. 유산소 운동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망 위험을 25%에서 최대 절반 가까이 낮췄다. 근력 운동은 유산소 운동에 보태지는 덤과 같은 효과다.

근력 운동은 유산소 운동량(중강도 기준)이 세계보건기구 권장치의 3배인 주당 900분(15시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사망 위험을 추가로 낮췄다. 그러나 이 수준을 넘어서 유산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근력 운동을 추가해도 더 이상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헬스장에 매일 출퇴근하다시피 하지 않더라도, 유산소 운동과 함께 하루 평균 20분씩 근력 운동에 투자하면 건강을 지키는 데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건강을 위한 운동의 핵심은 ‘적정량’을 꾸준히 실천하는 데 있는 셈이다.

*논문 정보

Long-term resistance training with all-cause and cause-specific mortality: assessing dose-response and joint associations with aerobic physical activity.

https://doi.org/10.1136/bjsports-2025-110503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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