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농, 63억 EB 발행…아이스크림미디어 지분 활용

작물보호제 기업 경농이 보유 중인 아이스크림미디어 주식을 활용해 63억원을 조달했다. 이자 부담이 없는 제로쿠폰(Zero Coupon) 구조를 택하면서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보유자산 유동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넘버스 리그테이블 자체 집계시스템 '넘버스풀(Numbers Pool)'에 따르면 경농은 지난 16일 제40회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EB) 납입을 완료했다. 발행 규모는 62억5800만원이다.
E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설계했다. 발행사는 별도의 이자 비용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투자자는 일정 기간 이후 EB를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교환 대상은 경농이 보유한 아이스크림미디어 보통주다. 교환가액은 주당 2만1000원으로 정했다. 교환권을 모두 행사할 경우 총 29만8000주의 신주가 발행된다. 이는 아이스크림미디어 발행주식 총수의 2.24% 규모다.
교환청구기간은 다음달 16일부터 2029년 5월16일까지다. 만기는 2029년 6월16일이다.
인수자는 KB증권(30억원), 신한투자증권(20억원), 한국투자증권(12억5800만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씨엘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씨엘코스닥벤처일반사모투자신탁제3호' 신탁업자 자격으로 참여했다. 조달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EB 발행은 경농의 투자자산 활용 차원으로 분석된다. 경농은 국내 작물보호제(농약) 시장의 상위권 사업자다. 자회사 조비를 통해 비료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경농은 조비의 지분 55.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경농은 최근 스마트팜 플랫폼 '시그닛'을 앞세워 환경제어·관수 시스템 등 디지털 농업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경농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292억원, 영업이익 28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46%다. 경쟁사 팜한농(4.85%), 남해화학(2.68%) 대비 2배 가까운 수익성을 보였다. 농약 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비료 자회사 조비의 실적 회복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자회사 조비는 2023년 적자에서 벗어나 2024년 흑자전환했다. 2025년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경농이 교환대상으로 설정한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주가 하락세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지난 3월 2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후 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3월 19일 장중 2만5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1만7480원으로 최고치(3월 19일 장중가) 대비 12.8% 낮아졌다.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주가 약세가 이번 자금조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경농은 이미 EB 발행을 마치고 발행대금이 모두 들어와있다. 다만 주가가 현재처럼 교환가액(2만1000원)을 밑돌 경우 투자자들은 교환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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