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건설, 유증 정정 요구에 논현동 하이엔드 개발사업 '비상'

이승연 기자 2026. 6. 2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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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억원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보완 변수 부상
자회사 지원·본PF 전환 앞두고 일정 관리 부담
[출처= 오픈 AI]

상지건설이 추진하던 187억원 규모 유상증자 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신주배정기준일과 청약일, 납입일, 신주 상장 예정일 등이 모두 미정으로 변경됐다. 이번 유상증자는 자본잠식 상태인 종속회사 지원과 논현동 개발사업 자금 확보를 위한 성격이 강했던 만큼 향후 자금조달 계획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지건설은 지난 19일 유상증자 일정 변경 내용을 담은 정정 공시를 냈다. 회사는 보통주 220만주를 발행해 총 187억4400만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8520원이다. 그러나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로 기존 증권신고서 효력이 정지되면서 신주 발행가액 확정일과 청약일, 납입일, 상장 예정일 등 증권 발행 관련 일정은 모두 '추후 결정'으로 바뀌었다.

금감원은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배경에 대해 중요사항에 대한 기재 또는 표시가 불명확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상지건설은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할 경우 해당 증권신고서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상지건설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종속회사 카일룸도산에 대여할 계획이었다. 카일룸도산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상지카일룸 에스칼라'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시행사다. 조달 자금은 해당 사업의 브릿지론 이자비용과 본PF 전환 전 사업 운영자금 등에 사용될 예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유상증자는 자본잠식 상태인 종속회사에 대한 자금 수혈을 넘어 에스칼라 사업의 자금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성격이 짙었다.

카일룸도산의 재무 상태는 녹록지 않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산은 1024억원인 반면 부채는 1487억원에 달한다. 순자산은 마이너스 46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상지건설은 카일룸도산이 조달한 브릿지론에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으며 보유 지분 전부를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자회사 사업의 자금 문제가 모회사 재무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는 구조다.

유상증자 일정이 장기화될 경우 가장 먼저 부담이 커지는 부분은 브릿지론이다. 브릿지론은 본PF 전환 이전 단계에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단기 금융이다. 사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융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상지건설이 유상증자 자금 일부를 브릿지론 이자비용으로 배정한 것도 이러한 부담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PF 전환 역시 중요한 변수다. 개발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브릿지론 단계에서 본PF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본PF는 시행사의 의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금융기관이 사업성과 담보가치, 인허가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상지건설 역시 증권신고서에서 본PF 승인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대여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상지카일룸 에스칼라의 공사도급금액은 약 701억원 규모지만 지난해 말 기준 공정률은 5.59% 수준에 그쳤다. 준공 예정 시점은 2029년 4월이다. 향후 수년간 상당한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는 구조다. 유상증자 일정이 지연되면 자금 투입 시점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본PF 전환 전까지는 금융비용을 계속 부담해야 하는 만큼 사업 추진 과정의 유동성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상지건설이 자체적으로 자회사를 지원할 여력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상지건설은 2023년 32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4년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후 2025년에도 적자를 이어갔고 올해 1분기까지 손실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2023년 말 429억원에서 2024년 말 88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말에는 47억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수익성이 저조해지자 상지건설은 최근 수년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2023년 56억원, 2024년 70억원, 2025년 10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올해 187억원 유상증자까지 성사됐다면 4년 연속 증자가 이뤄지는 셈이었다. 그러나 이전 증자와 달리 이번에는 금감원의 정정 요구로 일정 자체가 중단되면서 자금조달 계획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가 곧바로 유상증자 무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만 상지건설이 정정신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를 추가로 제시해야 하는 만큼 향후 자금조달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자체는 증권신고서 보완 절차로 볼 수 있지만 상지건설의 경우 자본잠식 상태인 종속회사 지원과 개발사업 자금조달이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시장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유상증자 재개 여부와 본PF 전환 진행 상황이 향후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지건설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내용을 반영해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할 예정"이라며 "유상증자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보완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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