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시민 2박3일 행진, 고공농성 80일 넘겨

택시노동자와 연대시민들이 택시 월급제 시행을 요구하며 청와대까지 2박3일 행진을 진행했다.
'택시노동자·시민 대행진단'은 지난 18일 오전 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대림교통분회 사무장이 고공농성 중인 인천 길병원 사거리 통신탑 앞에서 2박3일 일정의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택시노동자와 연대시민 20여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부천 역곡역과 국회, 신촌역을 거쳐 20일 오전 청와대 앞에 도착했다.
최세호 노조 택시지부장은 20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우리의 요구는 최소한 주 40시간 이상의 최저임금만이라도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며 "외부에서 노동을 한다는 이유로, 노동시간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10시간 노동을 했더라도 3시간으로 합의하면 그만큼만 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택시 월급제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2019년 개정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은 택시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워도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 이상이 되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택시 월급제법'으로 불린다. 그러나 7년 동안 유예를 거듭한 끝에 지난 4월 서울시 택시 면허 대수의 40%는 소정근로 시간 이하로 예외를 허용하고 서울 외 지역은 2년 더 유예하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고영기 사무장은 법 개정을 막기 위해 3월29일부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인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 20미터 통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21일로 85일째다.
택시노동자의 임금은 간주근로시간제에 의해 실제 일한 시간만큼 임금을 받지 못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 2020년 전액관리제가 실시되면서 '사납금' 제도는 불법이 됐지만 현장에서는 이름만 바꾼 '기준금' 제도가 도입됐다고 한다. 택시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3~5시간 정도로 낮게 책정하고, 400만원 수준의 높은 기준금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기준금을 맞추면 하루 10~12시간 이상 일해도 월급 100만원 남짓 벌 수 있다는 게 노조쪽 설명이다. 노조는 운행기록과 위치정보 등으로 노동시간 확인이 가능한 만큼 택시업종에 대한 간주근로시간제 적용 제외를 요구하고 있다.
고영기 사무장은 발언문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공짜노동으로 부당한 이득을 보는 사업주를 뿌리뽑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실천 방법 중 하나가 근로기준법 58조4항에 따라 택시업종의 간주근로시간제 적용을 제외하는 시행령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곳 고공에서 더 단단히 투쟁해 나가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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