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장관급 ‘청년부처’ 신설 추진…정책 컨트롤타워 만든다
48개 부처에 분산된 청년정책 통합이 골자
정책 운영뿐 아니라 예산 편성 권한도 부여
국회 차원의 전담 상임위 신설도 함께 검토
일각선 부처간 조정 부담, ‘행정 중복’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청년 정책을 총괄할 장관급 전담 조직 신설에 본격 착수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청년 정책을 통합 관리하고 독자적인 예산 편성·집행 권한까지 부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2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인 모경종 의원은 이르면 올해 3분기 청년 정책 전담 부처 설치에 필요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가칭 ‘청년부’ 또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장관급 수장을 둔 ‘청년처’를 설치하는 방안이다. 아울러 청년 정책 전용 예산을 별도 항목으로 편성하고, 국회 차원의 전담 상임위원회를 만드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모 의원은 “청년 정책의 대전환을 위해서는 단순히 부처 하나를 만드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며 “예산을 주도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하고 신속한 입법과 예산 집행을 뒷받침하는 국회 상임위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청년 정책은 48개 정부 부처에 분산돼 운영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정책 간 연계성과 집행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문제의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청년 정책 전반을 조율할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흩어진 기능을 묶고 체감도 높은 정책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정치적으로는 6·3 지방선거를 거치며 2030세대의 정부·여당 이탈 흐름이 뚜렷해진 데 대한 대응 성격도 깔려 있다. 민주당은 당정청 협의를 거쳐 신설 기구의 구체적 형태와 권한 범위를 확정하고 청년 정책 전반의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14일(현지 시간) 이탈리아에서 개최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년 정책 전담 기구 설치 검토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당초 민주당의 압승이 점쳐졌던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등 핵심 격전지를 내준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청년층 민심 이반과 정책 부재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 시각이 적지 않다. 주거·일자리·자산 형성 등 청년층의 핵심 생애 과제에 대한 불안이 커졌음에도 정부·여당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자성론도 뒤따른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은 20대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에 밀리고, 30대 지지율 역시 하락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여권 내부에서 청년 정책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청년층의 경제적 불안은 각종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20~29세 실업률은 6.1%로 전체 평균(2.8%)의 두 배를 웃돌았다. 30~39세 실업률 역시 2.7%로 40·50대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 여건도 녹록지 않다. 2024년 기준 20대의 20.1%, 30대의 9.8%가 월소득 150만 원 미만 구간에 머물렀다. 이는 월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정은 청년 취업난과 소득 불안이 결혼·출산 지연을 넘어 국가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청년 정책 전담 부처는 이 같은 위기의식의 연장선에 있다. 단순 조정 기능을 넘어 독립적인 예산 편성과 집행 권한까지 부여해 실질적인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는 것이 핵심이다. 21대 국회에서 논의됐던 국무총리실 산하 ‘청년처’ 신설안보다 권한 범위를 한층 넓힌 구상이다. 당시에는 고용·주거 등 개별 지원 정책을 종합하는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는 정책 집행력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인 모경종 의원은 “(청년 정책 전담 부처를) 국무총리 산하 조직으로 신설하더라도 기획예산처 수준의 독자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청년 정책은 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교육부·중소벤처기업부 등 48개 부처에 분산돼 운영되고 있다. 취업과 주거, 교육, 자산 형성, 복지 등 사업이 부처별로 나뉘어 추진되면서 유사 사업이 중복되거나 정책 간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청년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필요한 지원 제도를 파악하기 어렵고, 정부 역시 정책 효과를 종합적으로 관리·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청년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보완책도 함께 검토 중이다. 청년 정책 전담 연구기관을 설립하고 정책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청년정책평가지수’를 도입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연구기관이 중장기 정책을 설계하고 평가지수를 통해 그 효과를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해 현장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회 차원에서도 청년 정책 전담 상임위원회 또는 특별상임위원회를 설치해 정부 조직과 예산·입법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같은 정부 조직 개편 구상은 이 대통령의 공개 주문 이후 추진 동력이 한층 강해지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4월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출연연구기관·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다른 나라는 청년부를 만들고 전담 장관을 두기도 하는데 우리는 전담 부서도 없다”며 “정책 연구도 독자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탈리아 국빈 방문 중이던 이달 1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내년 예산안과 중장기 국가 재정 사업 등에서 청년 정책을 최우선순위로 고려해야 한다”며 청년 정책 전담 기구 설치를 강조했다.
다만 정부 조직 확대를 둘러싼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새로운 부처가 만들어질 경우 인건비와 운영비 등 행정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고, 기존 조직과의 기능 중복으로 비효율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용·주거·교육 등 기능별로 정책을 추진하는 현행 체계에서 청년과 노인·아동 등 정책 대상별 조직을 별도로 둘 경우 부처 간 협의·조정 절차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과거 국회 검토 과정에서 청년 정책 전담 부처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이 각 부처의 청년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별도 중앙행정기관 신설의 필요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청년 전담 부처가 신설될 경우 아동·청소년·노인 등 다른 정책 대상별 조직 신설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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