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 다음은 모터…HD현대일렉, 회전기기 사업 ‘드라이브’
회전기기 매출 비중 14.4%…북미 산업용 모터 시장 연 5.2% 성장
HD현대일렉트릭이 주력 사업인 변압기에 이어 산업용 모터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에너지 효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효율 모터 수요가 늘어나자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적었던 회전기기 사업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회전기기 사업은 HD현대일렉트릭 전체 매출의 14%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제조업 리쇼어링, 에너지 절감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16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전기모터 전문 전시회 ‘EASA 2026’에 참가해 저전압 모터 제품군을 선보였다.
EASA는 전기모터와 발전기, 회전기기 관련 제조사와 엔지니어가 참여하는 북미 대표 산업 전시회다. 회사는 이번 행사에서 미국전기제조자협회(NEMA)의 최고 효율 기준인 프리미엄4(IE4) 등급 고효율 모터를 비롯해 가혹한 산업환경에 적용되는 중부하용 모터(Severe Duty Motor), 석유화학·플랜트용 고신뢰성 모터(IEEE 841) 등을 전시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시장에서 에너지 효율 규제가 강화되는 점에 맞춰 고효율 모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장에서는 효율 향상뿐 아니라 신뢰성과 유지보수 편의성, 운영비 절감 효과 등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회사는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에 힘입어 변압기와 차단기 등 전력기기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산업 현장의 전동화와 고효율 설비 수요 확대에 맞춰 회전기기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전기기 사업 매출은 588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4.4%를 차지했다. 전력기기 매출은 2조8352억원으로 전체의 69.5%, 배전기기 매출은 6556억원으로 16.1%를 기록했다.
회전기기 사업은 아직 회사 내 비중이 가장 작은 사업부문이지만 성장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효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산업 현장의 노후 모터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 사용량 절감과 탄소 배출 감축 요구가 커지면서 IE4급 이상 고효율 모터 채택도 확대되는 추세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에는 냉각 및 공조(HVAC) 설비, 펌프, 팬 등 다양한 회전기기가 사용된다. 전력 효율이 운영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고효율 모터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성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데이터포캐스트에 따르면 북미 산업용 모터 시장은 2025년 78억3000만달러에서 2034년 121억3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5.2%로 예상된다. 제조업 자동화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에너지 효율 규제 강화 등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산업 전동화와 탄소 감축 정책이 회전기기 시장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앞서 올해 초 공정 공시를 통해 전년 대비 올해 수주 목표를 10.5%, 매출 목표를 11.8% 높여잡았다.
HD현대일렉트릭 측은 “산업 현장에서는 기존의 엔진 구동을 모터 구동으로 전환하는 전동화가 진행 중으로 회전기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각국 정부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에 따라 산업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저장하는 탄소포집(CCUS) 산업용 전동기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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