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성지' 넘어… 성수, '핵심 상권' 자리매김

배규민 기자 2026. 6. 22.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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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평당매출 강남 크게 웃돌아
첫 매장·플래그십 입점 사례↑
장기거점·투자 대상 인식 확대
성수동 상권의 진화/그래픽=이지혜

서울 성수동이 '팝업성지'를 넘어 브랜드들의 핵심 영업거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방한한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 젠슨 황의 재계인사 회동장소로 성수가 검토될 정도로 상징성이 커진 가운데 핵심상권인 연무장길에는 임대료·권리금 급등 속에도 글로벌 브랜드들의 입점경쟁이 이어진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제 브랜드들이 성수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매출효율이다. CBRE코리아 분석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 A의 성수매장은 월 평당매출이 876만원으로 강남 매장(509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성수 안에서도 자본과 브랜드가 가장 몰리는 곳은 연무장길이다. CBRE코리아는 성수 상권을 북성수, 서울숲길, 연무장길 등으로 구분하면서 연무장길을 글로벌 브랜드 플래그십과 국내 대표 브랜드가 집결한 핵심 리테일 축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사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한 연무장길 권역의 연매출은 약 80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높은 수익성은 곧바로 임대료와 권리금 상승으로 이어졌다. 연무장길 핵심지역의 권리금은 2021년 대비 15~20배 수준으로 상승했고 장기임대 기준 평당 임대료 역시 2023년 대비 2~3배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기준 성동구 상업용 지가는 서울 전체 누적상승률보다 13.2%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들의 성수 진출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뒤 상설매장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수를 검증된 상권이라고 보고 국내 첫 매장이나 플래그십스토어를 곧바로 선보이는 사례가 늘었다.

임차를 넘어 건물매입에 나서는 브랜드도 등장했다. 임대료 상승 부담을 줄이고 핵심입지를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 연무장길 건물을 317억원에 매입했고 시몬스는 2025년 동연무장길 건물을 380억원에 사들였다. 성수상권이 단순 임대상권을 넘어 브랜드들이 직접 투자하는 자산시장으로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성수가 관광객 중심 상권에서 직장인과 거주민 수요까지 흡수하는 복합소비권역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본다. 2028년 완공 예정인 크래프톤 신사옥과 성수전략정비구역, 삼표부지 복합개발 등이 본격화하면 현재의 '핫플레이스'를 넘어 상주인구 기반의 생활소비가 이뤄지는 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우 CBRE코리아 리테일총괄 상무는 "최근 성수에서 나타나는 브랜드의 매입 움직임은 단순한 부동산 투자가 아니라 핵심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성수가 더이상 단기 팝업공간이 아니라 장기거점이자 자산투자 대상으로 인식된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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