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임대 주택, 양도세 감면 등 혜택 줄여야”
임광현 국세청장이 21일 X(트위터)에 6만8000여 호의 서울 아파트가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등록 (민간 매입) 임대 다주택자들에게 exit(엑시트·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기회’라는 표현을 썼지만, 양도소득세 등 민간 매입 임대 주택 사업자들이 받아온 세제 혜택을 줄이거나 없애자는 얘기다.

◇대통령·부총리 주장에 국세청장 가세
앞서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 5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등록 민간 매입 임대 주택 사업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등 과도한 세제 혜택을 축소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직접 양도소득세 등 주택 관련 세금을 걷는 국세청의 수장이 구체적인 숫자를 끌어내 힘을 보탠 것이다.
민간 매입 임대 주택 제도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임대 등록하면 각종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다주택자 대상 최고 75%(지방소득세 포함 82.5%) 세율의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이 지난달 폐지됐지만, 임대주택 사업자는 여전히 이 혜택을 받아 세놓은 집을 팔아도 양도소득세 과세 때 6~45%의 일반 세율을 적용받는다. 계약 갱신 때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리는 등 조건을 지키면 종합부동산 과세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해준다.
1990년대 시작된 이 제도는 세입자 장기 보호라는 취지로 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 세제 혜택이 강화됐다. 하지만 다주택자들이 서울 등 주요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을 쓸어 담자 2020년 8월 아파트에 대한 신규 등록이 금지됐다. 임광현 청장이 언급한 6만8000여 호는 서울 아파트를 기준으로 계산한 추정 공급 규모다.

◇“매물 6.8만호 잠겨 있어”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제도가 폐지된 2020년 말 기준 7만34호였던 서울의 민간 등록 매입 임대 아파트는 2024년 말 2만7481호 감소했다. 이 말소된 물량 중 2000여 호는 “양도세가 신고돼 이미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임 청장이 밝혔다. 아직 처분되지 않은 서울 아파트 2만5000호와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말소될 약 4만3000호를 합치면 6만8000여 호가 지금까지 양도소득세 등 세제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임 청장은 이날 X에 “(이들은) 사실 팔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제도 개편이 없다면 2028년까지 서울의 매입 임대 아파트 6만8000여 호의 매물 잠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1·29 부동산 대책의 수도권 도심 공급 주택 규모가 6만호라고 한다”며 매입 임대 아파트를 시장에 나오게 하는 것이 정부 공급 대책보다 공급 효과가 더 높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했다.
◇“전월세난 심화 우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울 민간 매입 임대 아파트에 대한 세제 혜택 중단이 안 그래도 심한 전월세난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작년 10·15 대책으로 서울 25개구 전역이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가 원칙인 규제 지역으로 묶인 상태에서 매입임대 아파트가 매물로 나올 경우 실거주자가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에 살고 있던 세입자는 새로운 아파트를 찾아나서야 하고 전월세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세입자 계약 승계라는 예외가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매입 임대 아파트는 임대료 상한제에 묶여 시세보다 전월세가 낮기 때문에, 매수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정부가 기대하는 매물 유도라는 정책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월 등록 임대주택 세제 혜택 축소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양도세 중과 제외 특혜는) 즉시 폐기 시 부담이 너무 크므로,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없애거나 점차 폐지하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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