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이직?… 외국인 의무근무 단축 앞둔 中企 ‘비상’

장우정 기자 2026. 6. 2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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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난 더욱 심화 우려

강원 영월의 자동차 부품업체 삼방산업은 직원 32명 중 외국인이 20여 명으로 60%를 넘는다. 인구감소지역인 이곳에서 외국인 근로자에게 공장 운영을 기대고 있는 셈이다. 숙소와 세 끼 식사를 제공하고 세후 360만~400만원을 지급하지만, 소셜미디어(SNS)로 임금·수당 정보가 공유되면서 틈만 나면 옮기려는 움직임이 부쩍 심해졌다고 한다. 김태현 대표는 “지금도 어려운데 외국인 의무 근무 기간을 완화하면 우리 같은 공장은 문을 닫으라는 것”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르면 이달 말 비전문 외국인력(E-9) 사업장 변경제도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외국인 근로자의 최초 사업장 의무 근무 기간을 3년에서 1~2년으로 줄이고, 이 기간만 채우면 비수도권 안에서는 자유롭게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1년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산시의 한 도금 공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마스크를 쓴 채 작업 공정을 확인하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의 ‘최초 사업장 의무 근무 기간’을 현행 3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지호 기자

◇ 거세진 노동계, 밀린 중기

개편의 계기는 지난해 7월 전남 나주 한 벽돌 공장에서 벌어진 ‘지게차 괴롭힘 사건’이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야만적 인권 침해”라고 비판하면서 사업장 이동을 자유롭게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노동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뒤 4~5월 잇따라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 중소기업계는 “인권 침해는 바로잡되 사업장 변경 완화와는 분리해 다뤄야 한다. 이동을 푼다고 인권 침해가 사라지는 게 아니고 인력난에 시달리는 지방 중기만 고사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지만, 결론은 노동계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중소기업계가 발을 동동 구르는 이유는 현행 3년의 의무 기간이 지방 영세 기업이 외국인 근로자를 붙잡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입국 직후 이직을 요구하며 칭병을 하거나 무단결근하는 사례가 만연한 상황이다. 그래도 ‘규정 때문에 안 된다’는 걸 내세워 기업이 대화로 설득하거나 불이익을 줄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의무 근무가 1년으로 줄어들면 외국인들의 이탈은 막을 길이 없는 ‘합법적 권리’가 된다.

/그래픽=양진경

◇ “인센티브 실효성 의문”

지방 중기 현장에서는 “인적 자원 관리 측면에서 1년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방산업 김 대표는 “로봇팔 조작법 등을 익혀 혼자 일하기까지 평균 6개월이 걸리는데, 의무 근무가 1년이면 겨우 가르쳐 놓은 사람이 떠난다”며 “사람만 새로 가르치다 끝날 판”이라고 했다.

울산 울주군에서 고형 연료를 만드는 천지인은 현장 인력 9명이 전원 외국인이다. 최근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2명이 거제로 이직하면서 주야 교대 근무 체계가 무너졌고, 한 달 매출의 3분의 1이 날아갔다. 서유상 대표는 “외국인 한두 명이 빠지면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거래처가 끊기는 게 현실”이라며 “지방 기업에 묶어두는 강제력이 사라지면 인프라가 좋은 대도시 주변이나 대형 사업장으로의 인력 쏠림은 뻔한 결과”라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조사에서도 기업들은 사업장 이동이 자유로워질 경우 우려되는 점으로 영세 중소기업의 인력난 심화(61.3%), 납기 준수 어려움 등 생산성 하락(54.2%)을 꼽았다.

정부는 장기근속 인센티브를 보완책으로 내놓을 전망이다. E-9 체류 단계를 여러 등급으로 세분화해 장기 근속자에게 출국 없이 체류 기간을 늘려주고, 종국에는 가족 동반까지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계에선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족이나 지인이 있는 지역으로 옮기거나 고임금을 찾아 떠나는 외국인들에겐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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