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발굴·구조화 강자들 '격돌'…미래-한투, 토큰화 주도권 경쟁 [증권사 '토큰화 생태계' 전략지도 (1)]

정선은 2026. 6. 2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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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국내 첫 디지털채권 발행
한투, STO 등 종합플랫폼 겨냥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증권사들이 자산의 경계를 파괴하는 '토큰화(Tokenization)'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통자산과 가상자산을 아우르는 투자환경 변화가 예고되면서 디지털자산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치열하다. 전통적인 IB 역량은 역설적으로 더 중요해지고, 플랫폼 표준이 되기 위한 합종연횡도 앞 다퉈 진행 중이다. 초기단계인 만큼 전체 업권 차원에서 ▲발행(Issuance) ▲유통/시장(Trading/Market) ▲중개/지갑(Brokerage/Wallet) ▲수탁(Custody) ▲결제(Settlement)에 이르는 토큰화 생태계 관문별 사업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자산 토큰화(Tokenization) 생태계의 시작점은 발행(Issuance)이다. 어떤 상품을 만들어 내느냐가 핵심이다. 이때 핵심 플레이어(Key Player)는 전통 증권사다.

대형 증권사는 ‘전공과목’인 IB(기업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기초자산 발굴과 구조화 금융에서 선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 빅2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토큰화라는 새로운 질서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토큰화 시장 공략하는 미래에셋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전통 금융회사를 넘어 디지털 기반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하는 ‘미래에셋 3.0’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6년 1월 홍콩에서 국내 증권사 최초로 디지털 채권을 발행했다. 발행에는 홍콩 금융관리국(HKMA)의 공식 채권 결제망인 CMU와 연동된 HSBC의 토큰화 플랫폼 오라이언(Orion)이 활용됐다.

또, 미래에셋증권 미국법인은 올해 5월 미국 최대 증권예탁결제기관인 DTCC가 주도하는 ‘토큰화 워킹그룹’에 참여해 글로벌 디지털자산 인프라 및 시장 표준화 논의에 본격 참여하고 나섰다.

오는 2027년 2월 시행되는 토큰증권(STO) 제도에 맞춰 발행 인프라 구축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은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 토큰화 부문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6년 6월 글로벌 실물자산(RWA) 토큰화 플랫폼 기업인 온도 파이낸스(Ondo Finance)와 디지털자산 기반 투자상품 및 토큰화 금융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미래에셋운용은 아시아 자산운용사 중 최초로 기존 상장 ETF 라인업의 토큰화를 추진한다. 미국 상장 ETF를 시작으로 캐나다, 유럽, 호주, 일본, 홍콩 등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군의 토큰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모든 토큰화 상품은 각 관할권의 금융 규제에 맞춰 설계된다.

ETF, AI(인공지능) 자산관리, 디지털자산 등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역량을 연결해서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고도화하고자 한다. 킬러 프로덕트인 ETF를 핵심상품 엔진으로, 증권 플랫폼을 고객 접점으로, AI와 토큰화를 미래 금융 인프라로 삼는 구도다.

아울러, 미래에셋그룹은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지분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IB 강자’ 한투, 플랫폼 선점 위한 전진행보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도 가상자산과 STO는 물론 전통 금융상품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종합 자산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최근 자체적인 STO 발행 플랫폼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또, 한투증권은 지난 6월 초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지분 20% 인수를 통해 코인원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전통금융의 경계를 넘어선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한투증권, 코인원, OKX, 컴투스홀딩스 간 4자 동맹을 맺었다.

과거 전자증권 제도 안착으로 전자장부 시대를 맞이했던 국내 자본시장이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 기반의 STO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기에 서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은 최근 6월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코인원 지분 투자에 대해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제도권 금융과 가상자산 시장을 잇는 허브 역할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고유 수요 반영한 복잡한 금융구조가 승부처”


증권사들은 본격 시행을 앞둔 STO에 대해 ‘새 먹거리’로 접근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6년 3월 발표한 국내 토큰증권 시장 현황 리포트에서 “발행인 계좌 관리기관으로 지정된 증권사의 경우 토큰증권 발행 및 중개사업 등으로 신규 수익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며 “표준화된 증권의 발행과 인수보다는 발행사의 고유 수요를 반영한 복잡한 금융구조와 특약, 이를 구현하는 스마트 계약 설계, 높은 투자 리스크를 지닌 증권에 대한 위험 인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신평은 “특히, 부동산, 지적재산권, 미술품 등 실물자산과 우량 사모대출 등 투자자의 다양한 리스크 선호도에 맞춰 스마트 계약을 설계할 수 있는 구조화 역량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행의 첫 발을 떼려면 인프라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 한국예탁결제원은 내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에 대비해서 발행심사, 총량관리 등 전자등록기관 역할 수행을 위한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전통자산의 토큰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이 조각투자로부터 움텄던 것과 비교하면, 해외는 기존 증권의 디지털화 양상이 나타났다. 다만, 디지털 채권은 기술적, 법적/규제적, 유동성 위험 등도 상존한다.

한국은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를 통해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에 대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유관기관과 민간 전문가 등과 논의를 거쳐 올해 7월에 토큰증권 제도화 법의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2차 회의에서는 조각투자 증권 발행과 관련한 기초자산의 적격성 요건, 증권신고서 공시 등 혁신과 신뢰의 균형을 위한 모범규준 마련 필요성 논의가 이뤄졌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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