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흥국 마켓 레이더 <4>] CXMT 상장이 바꿀 중국 하드테크 투자 지도

김성은 하나증권 중국 분석 애널리스트 2026. 6. 2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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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로고. /사진 로이터연합

상반기 중화권 증시의 3대 기술주 지수인 선전 창업판(ChiNext), 상하이 과창50 (STAR50), 홍콩 항셍테크 가운데 4월 이후 유일하게 신고가를 경신한 지수는 창업판이었다. 그러나 5월 들어 중국 반도체 업종의 강세가 본격화하면서 과창50 역시 신고가 랠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중국 최대 D램(DRAM)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의 상장 기대감과 로컬 반도체 가치 사슬의 가파른 실적 개선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과창50은 반도체, 항공•우주, 로봇 등 미래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구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업판 대비 수익성과 성장성, 가치 사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대표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에 나서고, 대규모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이 시작되면 기술 자립과 국산화에 대한 기대가 최고조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은 - 하나증권 중국 분석 애널리스트, 중국 푸단대 경영학

CXMT 상장이 이끄는 과창50의 재평가

특히 CXMT의 과창판 상장은 단순한 기업공개(IPO)를 넘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의미한다. 5월에 공개된 IPO 신청서에 따르면, CXMT 실적 성장 속도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CXMT는 2025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 1분기에는 누적 적자를 모두 상쇄할 정도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 가이던스 역시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고 있다.

더 중요한 점은 향후 투자 규모다. 중국 내 D램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현재 대비 두세 배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며, 상장 이후 3년 동안 중국 반도체 업계 최대 규모의 설비투자가 예상된다. 또한 국산 장비와 소재 채택 비중을 최대 40%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반도체 가치 사슬 전반에 대한 낙수 효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CXMT가 IPO를 통해 조달할 약 295억위안(약 6조7761억원) 가운데 130억위안(약 2조9861억원)은 차세대 D램 기술 고도화에, 90억위안(약 2조673억원)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곧 중국 반도체 장비 및 소재 기업의 수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미반도체(AMEC), 파이오텍(Piotech) 등 주요 장비 기업은 이미 과창50의 핵심 구성 종목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관련 수혜가 실적과 주가에 선반영될 확률이 높다.

CXMT와 함께 중국 낸드플래시 선두 기업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 역시 상장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빠르면 오는 4분기 상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업 유니트리(Unitree), 양자 기술 기업 씨아이큐텍(CIQTEK), 바이오기업 트리노맙(Trinomab) 등 첨단 기술 스타트업이 연이어 과창판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CXMT 편입, 중국 하드테크 투자 사이클의 새로운 시작점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1+6’ 과창판 개혁이 있다. 해당 제도는 기술 경쟁력과 상업화 가능성을 갖춘 기업이 더 빠르게 자본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다. 실제로 CXMT는 2025년 말 상장 신청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심사를 통과하며,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빨라진 상장 절차를 보여주었다.

다만 CXMT 상장이 곧바로 과창50 지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과창판은 신규 상장 기업이 지수에 편입되기까지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상장 직후에는 오히려 대규모 IPO에 따른 자금 흡수 효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CXMT는 선도적인 시장 지위와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대형주 특례 적용을 받아 상장 후 약 3개월 내 과창50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1000억위안(약 22조9700억원) 수준의 매출 기반과 안정적인 이익 성장 그리고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감안할 때 과창50 전체의 수익성과 밸류에이션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과창50 지수는 반도체 비중이 약 77%에 달하지만, 정작 메모리 웨이퍼를 직접 생산하는 핵심 종합 반도체 기업(IDM)은 없다. CXMT는 중국 내 유일한 D램 대형 양산 기업으로, 이러한 가치 사슬의 공백을 메울 핵심 자산이다. 향후 지수 편입이 완료되면 과창50의 산업 정체성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며, 중국 하드테크를 대표하는 투자 지수로서 위상 또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CXMT 상장은 단순한 IPO를 넘어 중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 자립과 국산화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상장 직후의 단기 주가 흐름보다 일정한 시차를 두고 나타날 지수 재평가와 가치 사슬 전반의 수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과창50의 리레이팅과 함께 중국 하드테크 투자 사이클의 새로운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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