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도 교체도 ‘복붙’… 체코전 답안지, 멕시코선 오답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 승리멤버 다수 그대로 기용
기계적 선수교체·스리백 전술 고수
상대팀 특성 외면한 경기 운영 한계
실수보다 코칭스태프 오판 뼈 아파
남아공전 유연한 대처 반드시 필요
객관적 전력 앞서지만 방심은 금물


수비 뒷공간을 끊임없이 침투하던 손흥민이 빠지자 멕시코 수비진은 라인을 올렸다. 게다가 오현규는 체코전과 달리 멕시코전에선 그리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현규 투입으로 공격력 강화를 의도했다면 멕시코 수비에게 가장 위협적인 손흥민을 빼는 게 아니라 그를 원래 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로 돌리고, 중원에서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던 백승호 자리에 이재성을 배치하는 등의 유연한 운영의 묘가 필요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같은 포지션끼리만 바꾸는 기계적인 교체로 공격력 강화에 실패했다.
오현규, 황희찬 투입 후에도 유효슈팅 하나 때리지 못한 한국은 후반 26분 좌우 윙백을 설영우, 김문환에서 공격력이 뛰어난 양현준, 엄지성으로 바꾸고 후반 32분엔 미드필더 백승호를 빼고 공격수 조규성을 투입하면서 한결 활기가 띠었다.
유효 슈팅은 후반 42분에야 처음 나왔다. 엄지성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 문전 헤더로 연결했다. 조규성의 헤더를 상대 골키퍼가 발로 쳐냈고, 조규성은 재차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이마저도 골키퍼가 잡아냈다.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장면을 빼면 유일하게 득점권 기회였다.
홍 감독은 체코전과 비교해 멕시코전 선발 라인업도 거의 동일했다. 체코전 오른쪽 윙백으로 뛰었던 설영우를 왼쪽에 배치하고, 이태석 대신 오른쪽에 김문환으로 넣은 게 다였다. 체코전 승리의 경험에 취해 플레이스타일, 신체 조건이 확연히 다른 멕시코를 대비한 변화에는 소홀했다. 특히 멕시코는 1m95의 장신을 자랑하는 세사르 몬테스가 남아공전 퇴장 여파로 결장해 제공권이 약해져 있었다. 손흥민을 일찌감치 뺄 요량이었다면, 오현규가 아닌 제공권 장악에 특화되어 있는 조규성이 더 나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발 라인업을 최대한 유지하고 싶었다면 경기 상황에 따른 적절한 조정 능력이라도 나왔어야 했지만, 그마저도 찾아볼 수 없었다. 공격수 자원을 늘리려면 수비 전술을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해 수비수를 줄이는 결단도 필요했지만, 스리백은 끝까지 고수하는 모습도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인 남아공은 멕시코와 1차전에서 퇴장당한 미드필더 템바 즈와네와 미드필더 테보호 모코에나가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한국이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고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차지할 수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멕시코전에서 아쉬웠던 벤치의 유연한 대처가 반드시 필요하다. 홍 감독도 “상대 주축 선수가 못 나오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런 부분이 오히려 상대의 정신적인 부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계했다.
과달라하라=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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